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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220

차가운 벽 후임 사제가 전임 사제의 목에 '황금가지'를 꽂아죽인 뒤 새로운 사제-왕으로 등극하는 고대 로마의 의례는, 그 의례의 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와 함께 이야기라는 모습을 빌어 오늘날까지 전해내려온다. 신화와 연극과 시로 버무려진 고대 제의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주었다. 소설은 인간을 해부한다. 소설이 언제 발명되었는지는 몰라도, 인간의 내면을 해부하고 싶은 욕망은 항상 존재해왔다. 고대 제의가 제 형태를 잃고 망각되어가면서 그 역할은 소설이 대신했다. 소설 역시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런 해석은 소설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당의정으로 바라보는 측면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발로 문학 그 자체의 밀도와 .. 2009. 1. 24.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약간의 돈은 사람에게 자유를 준다." 소설 의 주인공 양 웬리는 원래의 꿈인 역사학자가 되기 위해 일반대학에 가는 대신, 자유행성동맹군 사관학교에 들어간다. 조국에 대한 투철한 애국심 때문에? 천만에.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죽으면서 남긴 막대한 빚이 그의 등을 사관학교로 떠민 것이다. 장사꾼 기질이라곤 개미눈꼽 만큼도 없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들려준 말은 양 웬리로 하여금 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재밌는 건 대부분 돈을 사랑하지만, 돈을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가 급속히 나빠진 IMF 구제금융 이래로 수많은 경제/경영 관련서적이 서가의 베스트 TOP10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젠 자기개발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09. 1. 18.
[렛츠리뷰] 시사IN 69호 0. 지난 번에 이야기한대로 시사IN 69호를 받았습니다. 지난 64호에 비해 볼만한 기사가 늘어난 건 반가운 일입니다만, 쥐띠해를 끝내고 소띠해를 맞는 이 시점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 터졌다는,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을 겝니다. 1. 커버스토리 "대운하가 아니어도 일자리는 많다" : 쥐띠해에 쥐상의 대통령을 맞으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치졸한 '쥐의 경제학'을 청강해야만 했습니다. 대운하를 파야 경제가 살고, 한미FTA를 해야 경제가 살고, 언론7대악법을 통과시켜야 경제가 산다. 심지어 산사람을 파묻어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다 용서된다는 그 천박한 경제논리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지치게 했지요. 이런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지역에서 대안경제를 일궈.. 2009. 1. 9.
090108 1. 어제 이글루스에서 보낸 시사IN 69호를 받았습니다. 지난 번에 받았던 시사IN 64호보다 볼꺼리가 훨씬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시국이 험하다 보니(...) 여당의 국회점거, 언론노조 총파업 등과 관련한 기획기사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시사인 편집진은 커버스토리를 정치가 아니라 경제로 잡더군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일터'를 메인으로 띄워, 지역에서 대안경제 혹은 사회적기업을 운영중인 사람들을 조명했습니다. 여전히 냉철한 비판보다는 따뜻한 응원이 앞서는 기사지만, '대운하가 아니어도 일자리는 많다'는 메시지에 걸맞는 좋은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2. 오늘 오후엔 이글루스 탁상시계를 받았어요. 지난번 시사인 64호 리뷰가 베스트리뷰로 뽑힌 덕분이죠. 아쉽게도 디카가 없어서 비슷한 모델의 .. 2009.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