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 & Think215

도서 촌평 1.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알랭 드 보통, 생각의 나무, 2002) - 이번엔 책 단평입니다. 왠지 단평이 쓰기 편하고 그러네요. ㅎㅎ;; 본서의 원래 출간년도는 2000년이고, 2002년은 국내출간년도입니다. - 제겐 프랑스 철학자 하면 갖게 되는 편견이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요. 아무래도 미셸 푸코니 질 들뢰즈니 하는 철학자들의 언저리를 기웃거렸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죠. 사르트르, 보드리야르, 데리다, 라캉... 이런 이름들은 '현학적', '형이상학적' 이라는 수사들을 달고 오기 마련이었고, 이런 학자들을 들먹이며 이야기를 하면 친구 말마따나 곧잘 '인문학 똘똘이'가 되기 싶상이었습니다. -_-;; - 알랭 드 보통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은 인문학 똘똘이가 아니라도 쉽게 읽.. 2008. 6. 23.
[서평]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1990) (사진 : 예스24) 1. 소설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이나 개념의 정의를 내리고자 할 때엔 사전을 뒤져보면 된다. 하지만 '~란 무엇인가' 등등의 문제가 제기하는 것이 그 사물(개념)의 사전적 의미를 묻는 일은 없다. 더 정확하게는 "(당신은)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란 질문에 더 가깝다. 이런 유의 질문에 공통된 대답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작가들만 봐도 그렇다. 작가가 쓴 소설은, 소설 일반에 대한 작가의 정의에 다름 아니다. 박민규에게 소설이란 매직서커스유랑단에서 광대가 벌이는 자학개그이고(그래서 그의 소설은 낄낄거리며 웃지만 가슴엔 어쩐지 싸한 게 남는다), 얼마전 작고하신 박경리 선생에겐 삶과 자연의 무한함에 대한 찬양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겐 어떤가, 에드거 앨런 포는 이런.. 2008. 5. 22.
군생활과 책읽기 3 군생활과 책읽기 2 (이재훈의 이야기 포스트) 군대에서 만난 선임(그러나 동생. 히히-ㅁ-)인 이재훈 씌 포스트에 이어, 나름대로 릴레이 포스트. ㅋㄷ 사실 일병 달기 전까지는, 일하랴, 선임들 눈치보랴, 간부들이 시킨 거 하랴... 책 볼 짬이 잘 나지 않았지요. 난다해도, 슬그머니 한 권 집어서 살짝살짝 맛만 볼 뿐, 텍스트에 주리고 의미에 목마른 젊은(응?) 습작생은 그렇게 어렵사리 책을 읽었습니다. 확실히, 군대 갔다와서 남는 건 싸이에 짱박힌 몇 장의 디지털사진과, 몇 안 되는 인연과, 책에 대한 기억 뿐이군요. 오히려 회사 다니는 요즘에 더 책을 읽지 않는 것도 같아요. 이게 다 던파 때문에 제 게으름 탓이죠-_-;; 마침 시간도 나서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어디 얼마나 읽었던가... 001.. 2008. 5. 16.
[서평] 베오울프 (닐 게이먼, 케이틀린 R.키어넌, 2007) (스포일러 있음) 1. M 어렸을 때 동네에 M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속칭 '좀 모자란 아이'였던 그는, 그러나 여느 또래의 보통 아이들과 같이 일반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였지만)를 다녔다. M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보라고 무시당하는 건 예사. 그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완력으로나 지력으로나 열세였던 그는 가끔 대소변을 잘 못 가렸고, 그예 곧잘 맞고 괴롭힘당했던 것이다. 그래도 M은 항상 웃으며 다녔다. 지금도 허허거리며 웃는, 그 바보스러운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M도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것이다. 어느 날 반에서 여느 때처럼 그를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아, 그만 괴롭히라고!!!" 라며 큰 소리로 화를 내었다. 아이들은.. 2008.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