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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8

레닌을 회상하며 나데주다 꼰스딴찌노브나 끄룹스까야(크룹스카야)의 (최호정 옮김, 박종철출판사, 2011) 읽기를 마쳤다. ‘레닌을 추억하며’가 좀 더 제목으로 적절할 듯한 이 회고록은 크룹스카야가 레닌을 만나 평생의 반려이자 혁명 동지로서 살아온 삶을 기억에 의존해 쓴 것이다. 책은 원래 그녀가 레닌을 처음 만난 1893년부터 1907년까지를 다룬 제1부와 1908년부터 1917년까지를 다룬 제2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1918년부터 1919년까지를 다룬 제3부를 1933년부터 1938년에 걸쳐 덧붙임으로써 현재의 판본으로 출간되었다. 제1부가 제정 러시아의 억압적인 환경과 1905년 혁명을, 제2부가 1905년 혁명의 실패와 제1차 세계대전,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1917년 2월 혁명부터 10월 혁명 직전까지를.. 2023. 8. 15.
사회주의와 전쟁 레닌의 『사회주의와 전쟁』(레닌 전집 60 / 아고라, 2017)을 읽었다. 『제국주의』를 처음 읽었을 땐 왜 이렇게 카우츠키를 못 잡아먹어 안달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레닌에게는 1차 대전 그 자체보다 (제국주의 전쟁은 당시에도 오래전부터 예견되었으니까) '조국 방위'를 위해 국제주의와 프롤레타리아를 팔아먹은 사회주의자들의 행태가 더 충격적이었기에, 겉으로는 혁명을 외치지만 사실상 전쟁에 동조하는 기회주의자들이야말로 격렬하게 성토해야 할 맞상대였다. 레닌은 그들과 전쟁을 벌였으며, 자신이 담론의 전쟁터에 서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언뜻 보면 거칠고 섬세하지 않은 이분법에 기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제국주의 전쟁을 내전으로 전환하라!"와 "혁명을 위해 자국의 패배를 촉구하라!"는 슬로건은.. 2017. 9. 27.
160826 간만의 휴가다. 자주 가는 카페에서 앤드루 로스의 를 다 읽고 정지돈의 소설집 를 다시 읽는 중이다. 정지돈의 소설집 를 다시 읽으려니 이전에 읽은 단편들이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도 「미래의 책」은 생각보다 읽을 만했다. 페소아의 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읽을수록 그의 글은 정치적으로 반동적이라는 혐의를 나도 모르게 붙이고 있었다. 페소아의 이명異名인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너무 심약하고 예민한 인물이다. 그의 침울함과 무기력함은 내가 그에 이입하는 것을 방해했다. 나 또한 별반 다를 것이 없을 텐데도 이런 반응을 보였던 것은 일종의 자기혐오일까. 페소아/소아르스의 정반대편에는 레닌이 있을 것이다. 근대적인 인물figure의 스펙트럼 양극단에 선 두 인물, 페소아와 레닌. 레닌은 소나타를 가리켜 "이.. 2016. 8. 26.
"일상생활을 발명하라!"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6.08) 2016.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