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 Think220 대한민국 표류기 처음 허지웅 블로그를 보았을 때, 나는 그가 마초인 줄 알았다. 알았다, 가 아니라 정말로 마초였지만, 그가 생각하는 마초와 내가 생각하는 마초 사이엔 말이 풀 뜯어먹는 시간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소녀 허지웅이라니, 참내, 이런 인간 치고 꼴마초 아닌 놈 없더라. 냉소부터 날리기란 쉬운 일이었다. 그가 와 에서 보여준 순발력과 재치와는 정반대의 이미지였달까. 남성성이란 놈과 재치란 놈이 전선에서 마주 보며 따다다다 따발총을 날려야 할 이유란 딱히 없었는데도, 그의 블로그속 이미지에는 어딘가 작위적이고 악의적인 데가 있었다. 솔직히 그가 이 정도로 유명한 줄도 몰랐고, 유명해질 줄도 몰랐다. 허지웅이란 이름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 허지웅의 (허지웅/수다, 2009)는 현역 영화기자이자 .. 2009. 3. 20. 진산 무협 단편집 : 더 이상 칼은 날지 않는다 진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2004년 에서 중문과 전병준 교수가 연재하던 ‘한국 무협소설 명인열전’에서였다. 여성무협작가라는 포지션도 특별했지만, 기존 무협소설과는 다르게 인물의 내·외적 갈등을 섬세하게 끌어냈다는 평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무협소설도 시대배경이나 설정을 소위 순문학과 달리할 뿐이지, 갈등구조나 플롯에서는 오히려 굉장히 뚜렷한 경향이 있다. 적과 칼을 맞대고 싸운다는, 뚜렷한 적대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마다 싸움의 이유가 분명해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따라가는 한편으로 그 변두리의 이야기를 꾸며내기에도 좋은 장르다. 무협소설계의 절대고수 김용(金庸)이 를 끝으로 절필을 선언했음에도 끊임없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고도로 복잡한 갈등구조에 있다. 무협소설이 중국(.. 2009. 2. 27.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한국에서 환상문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판타지소설’을 쓴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판타지소설이 대개 RPG의 매너리즘적 축소재생산이라는 걸 전제로 한다면 그렇다. 여기서 김민영의 나 김상현의 가 게임과 현실, 그리고 게임과 소설 사이의 긴장을 영리하게 포착한 판타지소설이란 점에서 국내환상문학의 선구적인 작품이랄 수 있으며, 기존 판타지소설의 유통구조 안에서 나름의 문제의식을 구축했다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환상문학과 판타지소설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결정적인 차이는 출판/유통방식에 있다. 판타지소설이 PC통신/인터넷의 창작물을 출판하여 혹은 전업작가를 기용하여 대여점/만화방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상업화되었다면, 환상문학은 대여점 중심의 출판을 포기하고 웹진이나 등을 통한 비주류 루트 혹.. 2009. 2. 24. [렛츠리뷰] 시사IN 제73호 리뷰에 올릴 사진 찾으러 시사인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1호 독자위원을 모집한다길래 냉큼 신청했다. 그런데 혹시 뭐 잘못 썼을까 싶어서 다시 읽어볼랬더니 접근불가. 이거 괜히 떨어지는 거 아냐 싶다가도, 그러거나 말거나. 커버스토리 : MB의 '대운하맨' '춘투' 돌입한다 : 다시 대운하가 떴다. 지난해 대운하에 대한 여론의 강력한 반발로 "국민이 원하면 대운하 하지 않을 것" 이라던 이명박의 말이 무색하게 '한반도대운하재단'과 '부국환경포럼' 등의 시민단체가 대운하건설을 지지하는 활동을 공세적으로 펼쳐갈 예정이라 한다. 이들은 10만 제곱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반도 절반을 관통하는, 그야말로 '대관장수술'이 국가와 민족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대인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명박의 발언을 해석하는 방식도 대인.. 2009. 2. 8.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