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 Think220 시오노 나나미 전쟁3부작 역사의 가장 친한 친구는 사료도 아니고, 유물도 아니고, 상상력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서울 유수의 고궁에 갈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경복궁의 심장인 근정전 앞에 서서 임금의 행차를 떠올려 본다. 좌우로 늘어선 문무백관 사이를 걷는 왕의 마음은 어땠을까. 임금의 자리 위를 덮는 높다란 지붕과 등뒤의 일월오악은 임금의 어깨를 얼마나 무겁게 했을까. 역사의 현장이란 결국 상상력의 문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재생을 위해서는 상상력보다 사료가 많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료는 항상 부족하다. 이 때 사료와 사료 사이의 간격을 메꾸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상상력은 역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유효한 수단이 된다. 그래서 역사를 탐구한다는 것은 종종 탐정의 추리와도 같다. 지금 보유한 자.. 2009. 2. 5.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서슬이 시퍼렇던 나치의 마지막 시절 군 장교들이 히틀러 암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기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여기 연루된 상당수의 군 고위 장교들이 끔찍한 고문을 거쳐 대부분 사형당했다. 이것은 히틀러가 융커 세력에 가한 마지막 일격이었다. 전쟁이 끝나자 독일 사회에는 아무런 기득권 세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영(零)"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영화 의 개봉으로 히틀러 암살작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 동안 밀덕들에겐 상식이었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나 쿠르스크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에 비해 소홀히 취급되었던 히틀러 암살에 대한 인터넷 자료도 영화개봉과 보조를 맞춰 등록되거나 좀 더 보충되어 올려지고 있다(이에 대한 보다 현장감 있는 설명으로 를 비롯한 periskop 님의 .. 2009. 2. 4. 자유론 (On Liberty)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야 날개를 편다." 은하 님의 포스팅 은 헤겔의 고언에서 시작한다. 지난주 모 우익논객과 철거민참사와 관련하여 논쟁을 벌이다가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밀의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면모를 부각하자 상대는 밀이 제국주의자에, 빈민혐오증에, 엘리트주의자라고 비난하였다. 당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내가 했어야 했던 가장 중요한 바-'자유론'을 읽는 것-를 하지 않은 것이 나의 가장 큰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서평은 황혼녘에야 날개를 편 부엉이의 울음에 불과하다.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은 공리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를 이어받은 사상가이자, 로 고전학파 경제학을 집대성한 경제학자, 웨스트민스.. 2009. 2. 1. 난의 님에게 : 군에서 읽을만한(?) 도서 리스트 현재까지 군생활중 읽은 도서 (난의 님 포스팅) 난의 님께서 군생활 동안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시기에 포스팅합니다. 우선 난의 님이 의욕적으로 책을 읽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문학 위주로 읽으셨고, 권수는 많지 않지만 말입니다. 대중적이고 쉬운 책도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생각을 유도하고 고민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없네요. 어떤 책이든 그렇지 않겠냐마는. 제가 무슨 책을 추천하면 될지 솔직히 감은 안 잡힙니다. 난의 님이 원하는 바가 어느 쪽인지는 대충 가늠이 되지만(문학이란 얘기죠)... 저도 군대에서 문학을 주로 봤기 때문이죠. 다만 본래 관심사가 정치학과 철학 덧붙여 군사이기 때문에 몇 가지가 추가된 정도랄까.ㅎㅎ (군생활과 책읽기) 그래도 분야별로 몇 가지 추려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철.. 2009. 1. 29.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