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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

090108

by parallax view 2009. 1. 8.
1. 어제 이글루스에서 보낸 시사IN 69호를 받았습니다. 지난 번에 받았던 시사IN 64호보다 볼꺼리가 훨씬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시국이 험하다 보니(...) 여당의 국회점거, 언론노조 총파업 등과 관련한 기획기사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시사인 편집진은 커버스토리를 정치가 아니라 경제로 잡더군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일터'를 메인으로 띄워, 지역에서 대안경제 혹은 사회적기업을 운영중인 사람들을 조명했습니다. 여전히 냉철한 비판보다는 따뜻한 응원이 앞서는 기사지만, '대운하가 아니어도 일자리는 많다'는 메시지에 걸맞는 좋은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2. 오늘 오후엔 이글루스 탁상시계를 받았어요. 지난번 시사인 64호 리뷰가 베스트리뷰로 뽑힌 덕분이죠.

아쉽게도 디카가 없어서 비슷한 모델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우측 상단에 이글루스 로고가 새겨지면 거의 일치합니다. 어쨌든 받았으니 감사히 쓰겠습니다~

3. 글을 쓰다보면 가끔씩 당황스러울 때가 생기기 마련인가 봅니다. 예를 들어 저의 정치적 지향을 자유민주주의로 이해하시는 분도 계시기도 하는 등. 저 좌파 맞습니다.(웃음) 단순히 자유주의자로 보셨다면 그저 제 글이 미숙한 탓이겠지요.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좌파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좁은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통적인 진보주의자-급진주의자 라는 틀로도 이해할 수 없고, 특히나 이글루 등에서 좌빨 내지는 좌꼴이 갖는 인식처럼 그냥 반정부 정도로 이해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무슨무슨 주의자로 좌파와 우파를 가를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좌파만 해도 무수히 많은 이념적 지향과 정치적 입지를 갖고 있으니까요. 맑스주의만 놓고 봐도 전통적인 맑스-레닌주의자에서부터(우리나라에선 보통 PD라고 불리죠.), 스탈린에 숙청당한 트로츠키의 유지를 잇는 트로츠키주의자(국제단체 IS와 국내단체 '다함께'), 독일·스웨덴식 사민주의를 지향하는 사회민주주의자(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주대환 씨가 이에 속할까요?), 다중의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과 노동자의 자율관리를 주장하는 네그리주의자 등등 여럿이 있죠. 맑스주의랑 친할 것 같으면서도 거리가 먼 아나키즘은 또 얼마나 다양한 층위를 갖고 있던가요. 네그리주의는 전통적인 맑시스트들에겐 아나키즘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소련이 망한지 20년, 좌파의 이념적 층위는 현실과 부딪히면서 계속 바뀌어가고, 과거의 좌파라고 불려졌던 사상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파로 규정되기도 합니다. 맑스-레닌주의와 스탈린주의(이 둘이 뚜렷하게 나뉘어지기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가 거기에 속하겠지요.

여기에 김일성주의(주체사상)도 좌파사상 아니냐고 물을 수 있는데, 좌파의 관점에서 봤을 때, 아닙니다. 김일성주의는 유교적 가부장제에 맑스-레닌주의(좀 더 정확하게는 스탈린주의)의 교리를 갖다붙인 이데올로기로 속성은 오히려 민족주의 우파에 더 가깝습니다. 좌파의 역사적 특성은 국제주의인데, 김일성주의는 닥치고 우리민족 쵝오거든요(조선인민을 태양민족이라고 했을 때 전 기겁을 했습니다.). 재밌는 건 196,70년대에는 김일성주의가 제3세계 국가,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 '수출'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런 것도 국제주의에 들어갈런지 아니면 산업역군의 시대답게 "수출로 국위선양"했다고 말할런지 아리송합니다.

4. 이념이야 어찌되었든 생각할 자유, 표현할 자유는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말한 것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것과, "그건 잘못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공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개론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유는 "명박이 뽑은 국민들은 모두 개"라고 말하는 순간, 이명박이 당선된 경위, 현재의 저항,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아무런 해답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개론이 심리적 자위 그 이상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대중의 욕망'이라는 코드를 잘못 해석하면 어떤 논리가 나오는지를 알려주는 사례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