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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221

100702 1. 벌써 7월이다. 새벽에 시원스레 비가 왔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인가 싶다. 2. 고민의 시간이다. 사실 고민의 '순간'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게다.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이 있다. 중요한 판단이나 결정이란 대개 이런 순간에 오는 것이다. 나머지 시간은 선택에 대해 수습하는 '순간들'이다. 입 밖에 나온 말들은 너무 쉬운 핑계거리가 아니었을까. 진로는 평생 고민하는 거라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3.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를 집어 들었다. 과학에 대한 교양 수준의 지식이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에 집어든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아직은 잘 안 읽힌다. 4. 작년 이맘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말엔 일을 나가고 평일엔 취재 나가고 블로깅을 했다. 공부는 핑계였다... 2010. 7. 2.
인문 고전(古典) 강의 1. 강유원의 『인문 古典 강의』(강유원 / 라티오, 2010)는 제목 그대로 강의록이다.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 진행한 고전 읽기 강의가 수록되어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의인 만큼, 용어도 가능한 풀어 쓰고 예를 들어 말하고 있어 읽기에 무척 수월하다. 말이 곧 글이 되는 사례를 찾는다면 강유원이 그럴 것이다. 2. 강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공자의 『논어』까지 다루고 있다. 강유원은 서양의 고대, 중세, 근대를 거쳐 동양의 고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인문학적 교양인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인문학적 교양인'이란 상황에 따라 올바른 것을 감지할 수 있는 힘, 구체와 추상을 구별할 수 있는 감각, 역사적 맥락에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야, 언어 표현의.. 2010. 7. 1.
소설 단평 단 한 번이라도, 구원받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나는 없었다. 신앙을 갖고 있지만,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배워왔지만. 적어도 구원이 내 몸에 뚜렷이 새겨져 있음을 알지 못하는 한, 나는 구원을 모를 것이다. 무라카미 류의 『교코』(무라카미 류, 양억관 옮김 / 민음사, 1997)에는 몸에 구원을 새긴 소녀가 살고 있다. 여덟 살. 한 미군에게 배운 춤이 그녀를 구원했다. 그리고 스물 하나. 구원을 가르쳐 준 사람을 찾아 뉴욕으로 떠났다. 소설은 영화 를 재구성한 것인 듯하다. 무라카미 류 소설은 처음이다. 그가 말한 대로 『교코』에는 섹스도 마약도 없다. 사건은 평이하며, 로드무비 혹은 성장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소설은 약한 서사를 보충하기 위해 ‘시선’을 동원한다. 교코를 만나 사랑하게 된.. 2010. 6. 18.
책세상문고 서평 홍기빈의 (홍기빈 / 책세상, 2001)는 현대 자본주의의 경제 이데올로기를 뒤집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기빈은 시장과 화폐가 역사의 발전 도상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했다는 통념이 어째서 허구인가를 보여 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5장과 제1장을 적절한 입담을 붙여 친절하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군인soldier의 어원이 화폐를 뜻하는 라틴어 solidus에서 왔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시장과 화폐는 전쟁과 뗄 수 없는 것이었다(약 천 년 뒤 서유럽에서 채권이 최초로 발행된 이유는 전쟁자금 조달에 있었다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쟁을 통해 팽창한 아테네는 특히 많은 군인이 필요했고, 그 수를 빈민 계급에게서 충당했다. 폴리스는 가정경제oikonomi를 꾸릴 수 없는 빈민의.. 201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