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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220

기록시스템 1800·1900의 출간 소식을 듣고 오래도록 기다린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시스템 1800·1900』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광학적 미디어: 1999년 베를린 강의』를 읽었을 때 느꼈던 충격이, 『기록시스템 1800·1900』을 읽었을 때 더욱 가중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816쪽에 43,000원(온라인 서점 38,700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 정도 분량과 값을 감당할 만한 책이다. 역자도 『광학적 미디어』를 번역한 윤원화 선생님이라 믿음이 간다. ============================================================================ Ⅰ. 1800 학자의 비극, 무대의 서막 독일 시문학Dichtung은 한숨과 함께 시작한다. 아아! 이제껏 철학, 법학과 의학.. 2015. 12. 27.
151219 도서 구입 책이 도착했다. 던컨 폴리의 『자본의 이해』(유비온)와 정민영 아트북스 대표의 『편집자를 위한 북디자인』(아트북스), 故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 - 김현 일기 1986~1989』 세 권을 주문했다. 1. 『자본의 이해』 : 데이비드 하비의 『자본의 한계』에 이어 또 해설서를 읽으려 한다. 마르크스의 『자본』은 여전히 정면승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표지를 넘기자 정오표가 표지와 면지 사이에 꽂혀 있었다. 정오표라는 말에는 어딘가 성실한 냄새가 난다. 그토록 여러 번 교정과 교열을 거듭했을 텐데도 기어이 나오고야 마는 오류를 보며 '오류 자연발생설'의 지지자가 되는, 그러면서도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갖은 애를 쓰다 결국 속상함을 내리누르고 부끄럼에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만지작거리며 정오표를 만들어.. 2015. 12. 19.
생명정치란 무엇인가 『생명정치란 무엇인가』(2015, 그린비) 토마스 렘케의 『생명정치란 무엇인가』는 그의 을 통치성/생명정치 연구자 심성보가 번역한 책이다. 렘케는 독일어권에서 미셸 푸코의 연구를 소개, 해석한 연구자로, 통치성과 생명정치/생명권력 개념을 역사적, 경험적으로 잘 설명한 사람이다. 한참 문화학과에서 푸코를 공부할 때, 심성보 선생이 번역하고 그린비 블로그에 올라왔던 토마스 렘케 글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링크) 렘케는 『생명정치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정치/생명권력 개념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미셸 푸코는 1980~90년대에 '포스트모던 사상가'로 알려졌고, 국가나 자본 같은 거대 서사에 반해 미치광이, 환자, 죄수, 범죄자, 장애인 등의 '비정상인'이라는 사회적 형상, 미시적이고 주변부적인 이.. 2015. 12. 13.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2007, 문학동네)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은 오타쿠를 포스트모던한 존재로서 그려 낸다. 그의 구상은 일찌감치 문화연구 분야에 잘 알려졌고, 이미 익숙해진 것이기도 하다. 때늦긴 했지만 언젠가 한 번은 직접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아즈마는 프랑스의 헤겔 연구자 알렉상드르 코제브가 펼친, 근대의 인간이 마주한 자화상으로서 '동물화'와 '스노비즘'의 이분법을 재해석한다. 코제브는 2차 대전 이후의 미국에서 만연한 소비주의를 통해 욕구의 충족이 최상의 덕이 된 인간을 자기반성이 없는 '동물'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일본인을 세계에 대한 냉소를 품으면서도 무의미한 부정을 통해 이 세계가 지탱하는 데 협력하는 속물로 보고 앞으로 세계는 이들의 '스노비즘'이 일반화될.. 2015.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