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24 알파고와 앙상블을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2016.04.11) 알파고와 앙상블을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 기술을 통한 정치적 변화를 질베르 시몽동에게서 찾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전후로 해서, 기계의 역량에 대한 재평가가 대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인자동차와 같은 미래 기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한편, 『인간은 필요 없다』 같은 책을 통해 ‘노동의 종말’을 상상하며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그동안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일이 현실로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전혀 근거 없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기계를 둘러싼 이런 부정적 입장들은 사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술결정론이나 테크노크라시즘(기술관료주의)에서 비롯된 진보 사관과 낙관주의의 단순한 이면에 지나지 않는 것은 .. 2016. 6. 12.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그리고 워크래프트 1. 존 르카레의 (열린책들, 2005)를 읽었다. 1963년도에 나온 이 '모던 클래식'은 냉소적 반공주의자가 쓴, 냉소적 반공주의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007과 더불어 현대 스파이의 이미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 이 소설은 분명한 적대의 선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스파이를 보여준다. 지금 봐도 여전히 세련된 이 소설은 정치적 감상주의를 간결하고 냉소적인 문체로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의 미덕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공산주의(자)는 적대와 광신의 다른 이름으로 동원될 뿐이다. 르카레의 최근 소설이 갈수록 나이브해진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다. 그건 적대의 선이 사라진 탈냉전 시대에 그의 정치적 감상주의가 처한 자연스런 귀결이 아닐까 억측을 해본다. 2. .. 2016. 6. 11. 아가씨 그리고 곡성 월요일에는 박찬욱 감독의 를 봤고, 화요일에는 나홍진 감독의 을 봤다.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에서는 헐겁지만 예쁜 인형극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류성희 미술감독의 팀은 '박찬욱 월드'의 디테일을 여지없이 보여주지만, 나는 이 스타일로 가득한 영화에서 어떤 해방감도 느낄 수 없었다. 원작의 통속성을 좀 다르게 바꾸고 싶은 욕망은 막연한 희망을 환상적으로 그려 보이는 데 그친다. 그렇지만 적어도 낭독회 씬은 공간을 향한 집요한 탐미주의가 빛을 발할 때다. 문소리와 김민희가 번갈아가며 연기한 장면들은 어쨌거나 강렬하다. 은 그 자체가 교묘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터무니없이 숭고한 궤변이다. 영화는 넓게는 인간의 고통에 대해, 좁게는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동진이 요약하듯이 인간은 '카오스의 공.. 2016. 6. 8. 민주주의 혁명과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 『민주주의 혁명과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돌베개, 2015) 늦은 밤에 레닌의 『민주주의 혁명과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 읽기를 마쳤다. 돌베개에서 내는 '더 레프트 클래식'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기획되었는데, 예전에 돌베개에서 냈던 '사회과학' 책을 재간하려는 것 같다. 표지를 새 장정으로 하는 건 좋은데, 인쇄 과정에서 바탕이 너무 어둡게 나와 짙은 색 글씨는 잘 안 보인다는 게 문제. 뒷날개에는 『제국주의』와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 『유물론과 경험비판론』도 재출간될 거라고 나와 있는데, 『유물론과 경험비판론』은 사서 읽어 볼까… 『민주주의 혁명과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은 1905년 러시아 혁명의 격동기에 쓰인, 볼셰비키의 강령적인 팸플릿이다. 봉건제 왕정의 붕괴가.. 2016. 6. 6.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