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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자의 활력에 대한 애정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 시오노 나나미)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으로 처음 시오노를 만났을 때, 장르의 구분을 넘는 문체와 구성에 매료되었다. 그녀의 전작들, 예컨대 '바다의 도시 이야기'처럼 길지도 않았고, 간결하고 깔끔한 서술 덕에 읽기도 쉬웠다는 점이 고등학생 때 그것을 손에 들게 된 주 요인인 듯 싶다. 그 뒤 '콘스탄티노플 함락'이나 '레판토 해전' 등의 전쟁 3부작 두 편, '사일런트 마이노리티(국내에서는 '침묵하는 소수'로 이름을 다시 바꿔 재판)'나 '나의 인생관은 영화에서 시작되었다' 등의 에세이를 살펴보며 이 괴팍한 할머니의 삐딱한 시선을 조금은 경계하게 되었다. 어느 만화 스토리 작가의 말처럼 그녀의 역사서술은 동인지-그 중에서도 남성 동성애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화들-를 연상케 한다. 특히, '남성.. 2005. 2. 22.
수많은 길이 펼쳐져 있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제국 /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제국 Empire 은 놀라운 책이다. 현상과 그 분석의 깊이, 해박함의 수준을 보아도 충분히 학구적이며, '제국주의에서 제국으로의 이행'을 설명하는 과정은 서사적이기도 하다. 맑스적인 혹은 맑스주의적인 글쓰기/글읽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낯선 개념과 그들 간의 혼합 속에서도 어느 정도 독해의 갈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제국은 무수한 오해를 낳을 여지가 있다. 개념의 이해에서부터 '제국'의 지배형태 등등에 대해 자칫하면 '미국이 곧 제국'이라는 등의 오해가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은 '제국'이 자본주의 질서의 확장이라는 개념을 전제하지 않는 한 발생하는 필연적인 실수일 것이며, 제국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염두에 두면서도 종종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제국은 무수한 학문분야와 현.. 2005. 2. 21.
누구나 비밀은 있다: 양들은 섹스머신을 꿈꾸는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써놓은 걸 재탕...-_;;; "누구나 비밀은 있다." 영화 제목을 지을 때 문장보다는 단어가 더 쉽게 다가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잡는 작업이며, 영화에서 프레임을 통해 보여주려하는 그 '무언가'를 미리 암시케하는 '효과'이기 때문이다. 문장보단 단어가 더 외우기 쉬우니 대중이 영화에 대해 접근하기가 더 편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굳이 제목을 문장으로 짓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던가 '춤추는 대수사선' 뭐, 이런 식인데 '누구나 비밀은 있다'도 대중 그런 플로우를 밟는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라는 게 영화의 요지인 셈인데, 그런 비밀을 생산해 내는 남자를 둘러싸고 비밀을 개별적으로 그 남.. 2004. 8. 18.
우메쯔 야스오미의 'Mezzo' 사인 시리즈 #06 애니메이터 - 우메쯔 야스오미.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한몫을 하는 애니메이터로 손꼽히는 우메쯔 야스오미. 그의 '카이트'는 2001년 시카프 애니메이션 초청작으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파행으로 귀결되는 과정에서 떨어져나간 것 같다. 하아... 200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