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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Archive37

예술가, 토박이, 활동가, 창의적 자영업자… 이들은 공존할 수 있을까?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20) 예술가, 토박이, 활동가, 창의적 자영업자… 이들은 공존할 수 있을까? 서촌/세종마을의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진정한 도시 동네' 만들기의 어려움을 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그리 입에 잘 익지 않는 이 외래어는 지대의 상승과 그로 인한 동네의 사회적·문화적 변화를 나타낸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뉴욕이나 런던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티’ 서울에서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신현준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의 「오래된 서울에서 진정한 도시 동네(authentic village) 만들기의 곤란: 서촌/세종마을의 젠트리피케이션 혹은 복합적 장소형성」(도시연구: 역사·사회·문화 14호, 2015년 10월)은 서울의 서촌 혹은 세종마을을 무대로 ‘도시 동네.. 2016. 6. 27.
잊히고 부인된 역사, 아이티 혁명을 기억하라!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16) 잊히고 부인된 역사, 아이티 혁명을 기억하라! 프랑스의 노예제폐지론에 기입된 '부인된 근대성'을 탐색하다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에 따라 이제 더 이상 노예는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는 건 이 시대의 상식에 속한다. 우리는 자유와 해방의 근대정신이 프랑스 혁명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역시 당연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잊힌 역사가 있다. 바로 아이티 혁명이다. 세계 최초의 유색인 혁명이자 대규모 노예 혁명으로 독립국을 세운 아이티인의 역사는 오늘날 빈곤과 절망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이티는 내분과 독재, 강대국의 개입과 막대한 부채, 만연한 부정부패와 환경파괴에 뒤이은 지진으로 ‘실패한 국가’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아이티 혁.. 2016. 6. 26.
봉기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12) 봉기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에티엔 발리바르의 민주주의론으로 현대 민주주의를 파헤치다 4.13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과반의석 확보를 자신했던 여당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두 개 야당은 저마다 예상 밖의 성과를 거뒀다. 그 때문에 십수 년 만의 여소야대 국면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신문 지상을 가득 메웠다. 지난 총선은 ‘국민의 심판’이란 얼마나 무서우며, 시민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함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진정 승리한 건 야당이 아니라 ‘민주주의’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투표를 통한 참여와 사회 변화를 강조하는 오늘날의 세태는 민주주의를 헌정 질서와 동일시하거나 그 안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바꿔 버렸다. 투.. 2016. 6. 25.
우리는 우리의 늙은 몸을 멸시한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08) 우리는 우리의 늙은 몸을 멸시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 '노쇠한 사이보그'로 일본 사회를 들여다보다 늙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늙음은 피할 수 없다. 영양섭취와 위생기술의 증진으로 평균수명은 전근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상승했지만, 이젠 수명의 증가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건강이 최고의 미덕이 된 현대에서, 우리 몸의 노화를 최대한 늦추고 활동적이며 생산적인 육체를 만들려는 노력은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늙은이는 더 이상 지혜를 가진 어른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그들은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덩어리’가 되어 간다. 은희경의 단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의 제목을 따서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의 늙은 몸을 멸시한다. 이때 갈수록 향상되는 .. 2016.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