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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n Vital15

초록사회당과 적녹블록 "다시 녹색사회당으로 가자" "사회민주당으로 당명 바꾸자" 진보신당이 사회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어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게 작년 이맘 때쯤이다. 당 내외의 역학관계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였기에, 그 글은 내 어둠을 밝힐 횃불은 커녕 촛불조차 되지 못했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 문제의식은 같다. 중요한 것은 "새롭다"는 말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한국 사회에 존재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내가 사회민주주의와 사민당, 보편적 복지 국가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1970년대 이전의 유럽으로 돌아가자는 데 불과한, 다분히 '보수적'이고 더러는 '반동적'인 의견이었다. 이른바 '복지파'나 '통합파'의 입장에서 해석될 여지도 다분했다. 무엇보다 복지국가전략은 노동.. 2011. 6. 7.
주식회사 수퍼우먼 엄마 장면 하나. 지하철역을 오가는 중 TV 모니터에서 광고 하나를 보았다. “독서기록 해야지. 봉사활동 해야지. 특별활동 챙겨야지. 어머니회 가야지. 급식당번 해야지. 참관수업 몇 시더라. 초등 엄마들은 모두 수퍼우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제일 중요한 아이 학교 공부. 제발 좀 도와줘요.” 이 광고의 결론은 학습지가 엄마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초등학생 엄마들은 수퍼우먼이 된 것일까. 아니, 꼭 수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엄마들은 수퍼우먼이 되려고 할 것이다. 왜냐고? 그게 아이를 위한 것일 테니까. 장면 둘. 영화 에서, 엄마는 니나를 사랑스런 소녀로 키워왔다. 발레리나였던 그녀는 자신의 딸이 일류 발레리나가 되길 바랐다. 반면 딸을 자유분방한―아마도 엄마의.. 2011. 3. 22.
역사적 블록 (시사IN) 여론조사 전문가 출신으로 손학규 대표가 영입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이철희 부위원장은 이 딜레마를 거론하며 “그래서 복지 정치가 복지 정책보다 먼저다”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복지 제도에서 이익을 얻는 지지 블록을 다수파로 구축하는 것이 예산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보다 먼저다. 이를테면 친환경 무상급식은 학부모 외에도 유기농 농산물을 다루는 농민과 유통업자를 지지 블록으로 묶어낸다. 의료에서도 보육에서도 이런 ‘이익을 얻는’ 블록을 형성해 다수 연합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지금 우리는 노동자의 90%와 중소 자영업자 전체가 조직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 복지를 매개로 해서, 이 층을 지지 블록으로 묶어내자는 거다. 이 지지 블록의 힘을 업고 국가 재정을 재구성해야 한다. 현재.. 2011. 2. 12.
작가의 죽음 앞에서 트위터로, 한RSS로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접했다. 그의 나이 서른 두 살.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는 말에 내 마음도 쓰리다. 빈곤이라는 점에서 그와 나는 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생 때 찍은 단편영화로 주목받던 한 작가는 차가운 방 안에서 혼자 죽어갔다. 설도 되기 전에. 그렇게. 나는 그의 죽음이 슬픈 한편, 화가 난다.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도 좋고, 재원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좋다. 하지만 나는 화가 났다. 화를 내야 한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그는 '문화 산업'이라는 맷돌, 더 크게는 자본주의라는 '사탄의 맷돌'에 갈려버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작가로 산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소설이든 영화든 만화든 음악이든. .. 2011.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