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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42

[서평]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1971) 젤라즈니의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2학년 무렵, 그 당시 나름 힘들고 어려울 때였다. 학교 생활도서관에서 그저 작가의 이름자 줏어들은 인연으로 집어든 로저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 그 1권 '앰버의 아홉 왕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의 토속 판타지(속칭 양판소)에 학을 뗀, 주제에 눈만 높아서 명작이 아니면 읽으려들지 않는 나쁜 버릇의 시험을 쉽게 이겨냈다. 기억을 상실했던 한 남자가 침대 위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구성이 건조한 문체와 어우러져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을 북돋웠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지나치는 환경이 조금씩 왜곡되면서 진정한 세계 '앰버'로 들어가는 장면은 1권의 백미일성 싶다. 그 뒤로 2권 '아발론의 총' 이후로 젤라즈니의 책은 집어들지 .. 2008. 2. 19.
[서평] 정말,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 2007) . 동거 : 달콤살벌한 가정 우석훈 박사와 박권일 기자가 공저한 '88만원 세대' (2007)는 "우리나라의 10대가 동거를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동거, '옥탑방 고양이' 같은 드라마 등으로 주류매체의 아이템으로 등장한데다 20대의 동거는 종종 발견되는 일이라 그리 낯설지만도 않지만, 이 나라에서 젊은 여자와 남자가 '결혼'과 '부모의 동의' 라는 매개 없이 함께 사는 것은 그 역사(?)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정한 생활방식으로 인식된다. 하물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10대가 동거를 선언한다니! '어린 신부'도 아니고 말이지. 하지만 '88만원 세대'는 우리나라에 잔존하는 유교적 관습이나 사회인식 같은 문화적 장치는 일단 빼고 최대한 '경제학적.. 2008. 1. 31.
[서평] 몽상과 상식 사이에서 균형찾기 (푸코의 진자 / 움베르토 에코, 1988) 이봐, 조심해. 세계의 제왕님(들)이 보고계셔 역사를 전공하든 혹은 그저 취미로 즐기든,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길목이 적어도 두 군데는 있다. 첫번째는 전쟁이고, 또 하나는 '보이지 않는 힘'에 관한 것이다.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나 동인 게임에서 종종 이름만 거론되곤 하는 '흑역사(黑歷史)'가 명칭상으로는 가장 부합할 게다. 통칭 '음모이론(theory of conspiricy)'이 바로 그것인데, 바로 미국의 건국과 세계제패를 '그림자 정부'의 음모에 의한 세계지배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관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기존에 알던, 상식적인 역사해석과는 정반대에 서 있는 이 음모이론은 자기만의 논리로 세계를 해석하며 나름의 개연성을 얻어내기 때문에 언뜻 들으면 무척 합리적인.. 2008. 1. 25.
디씨인사이드 판타지갤러리 주최 황금가지 후원 1차 판타지비평대회 사실은 지난 주 수요일(16일)에 발표가 났었죠. 디씨인사이드 판타지갤러리에서 주최하고 황금가지에서 후원한 제1회 판타지비평대회가 12월 한달간 비평 응모, 1월달에 우수작을 선정, 16일 발표를 끝으로 단촐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로저 젤라즈니, '내 이름은 콘래드' 서평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서평 어슐러 K. 르귄, '어둠의 왼손' 서평 전 로저 젤라즈니의 '내 이름은 콘래드'와 '신들의 사회' 그리고 어슐러 K. 르귄의 '어둠의 왼손' 이렇게 세 편을 제출했지요. 결과는 '어둠의 왼손'으로 2등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선정받았습니다. 제대한지 1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비평을 썼는데,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지만 '내 이름은 콘래드'와 '신들의 사회'는 군대에서 약 1년 정도 전에 읽었던 기억을.. 2008.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