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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19

도서 촌평 1.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알랭 드 보통, 생각의 나무, 2002) - 이번엔 책 단평입니다. 왠지 단평이 쓰기 편하고 그러네요. ㅎㅎ;; 본서의 원래 출간년도는 2000년이고, 2002년은 국내출간년도입니다. - 제겐 프랑스 철학자 하면 갖게 되는 편견이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요. 아무래도 미셸 푸코니 질 들뢰즈니 하는 철학자들의 언저리를 기웃거렸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죠. 사르트르, 보드리야르, 데리다, 라캉... 이런 이름들은 '현학적', '형이상학적' 이라는 수사들을 달고 오기 마련이었고, 이런 학자들을 들먹이며 이야기를 하면 친구 말마따나 곧잘 '인문학 똘똘이'가 되기 싶상이었습니다. -_-;; - 알랭 드 보통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은 인문학 똘똘이가 아니라도 쉽게 읽.. 2008. 6. 23.
[서평]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1990) (사진 : 예스24) 1. 소설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이나 개념의 정의를 내리고자 할 때엔 사전을 뒤져보면 된다. 하지만 '~란 무엇인가' 등등의 문제가 제기하는 것이 그 사물(개념)의 사전적 의미를 묻는 일은 없다. 더 정확하게는 "(당신은)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란 질문에 더 가깝다. 이런 유의 질문에 공통된 대답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작가들만 봐도 그렇다. 작가가 쓴 소설은, 소설 일반에 대한 작가의 정의에 다름 아니다. 박민규에게 소설이란 매직서커스유랑단에서 광대가 벌이는 자학개그이고(그래서 그의 소설은 낄낄거리며 웃지만 가슴엔 어쩐지 싸한 게 남는다), 얼마전 작고하신 박경리 선생에겐 삶과 자연의 무한함에 대한 찬양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겐 어떤가, 에드거 앨런 포는 이런.. 2008. 5. 22.
[서평] 베오울프 (닐 게이먼, 케이틀린 R.키어넌, 2007) (스포일러 있음) 1. M 어렸을 때 동네에 M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속칭 '좀 모자란 아이'였던 그는, 그러나 여느 또래의 보통 아이들과 같이 일반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였지만)를 다녔다. M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보라고 무시당하는 건 예사. 그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완력으로나 지력으로나 열세였던 그는 가끔 대소변을 잘 못 가렸고, 그예 곧잘 맞고 괴롭힘당했던 것이다. 그래도 M은 항상 웃으며 다녔다. 지금도 허허거리며 웃는, 그 바보스러운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M도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것이다. 어느 날 반에서 여느 때처럼 그를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아, 그만 괴롭히라고!!!" 라며 큰 소리로 화를 내었다. 아이들은.. 2008. 4. 21.
[서평]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J.R.R.톨킨, 1949) 1. 왕국의 문 앞에서 꿈은 꿈을 꾸는 자의 것이다. 노래는 노래를 부르는 자의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의 것이다. 톨킨하면 떠오르는, 거대하고 웅장한 대서사시, 세계의 운명을 둘러싼 대전쟁, 고대와 중세의 영어와-정확하게는 켈트어의 방계인 게일어-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의 전설을 토대로 기독교 정신을 입힌 고차원적인 노래, 그리고 반지, 이 모든 인상은 분명 톨킨의 것이 분명하지만, 네 편의 소소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Tales from the Perilous Realm, 1949)'는 톨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자못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단편집에 수록된 '니글의 이파리(Leaf by Niggle)'에서의 묘사를 모방하자면, 나무에 돋아난 자그마한 이파.. 2008.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