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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돌베개, 2018)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제5장. 역사를 비껴간 마르크스의 역사법칙」 장도비라 뒤의 사진이다. 각 장들은 그 장에서 해설하는 역사책의 펼침 사진으로 시작하는데, 5장에서 주로 다루는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은 페이지가 비어 있다. 저자 혹은 편집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여러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어 있지만, 저자는 독일어 원전을 읽고 인용했다. 새로운 번역과 독자를 기다리며 비어 있는 책을 펼쳐 놓는다(146쪽)." 그 사진은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지만 세계(사)를 이해하는 방법으로서, 일종의 세계관으로서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였던 이의 마르크스를 향한 감정을 가늠해보게 만든다. "역사를 비껴간"이라는 장 제목의 구절처럼 유시.. 2018. 6. 25.
북미정상회담의 미디어 정치 지난 주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여주었다는 영상을 보고 있으니 영화 (1974)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은 미국의 미디어 정치를 음모론적으로 풀어낸 영화로, 2018. 6. 19.
당신 인생의 이야기 네 인생의 이야기 이 중편은 물리학의 변분 원리에 대해 품었던 흥미에서 생겨났다. 처음 이 원리에 관해 알게 된 이래 줄곧 매력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소설 속에서 이것을 어떻게 쓰면 될지 알게 된 것은 유방암과 투쟁하는 자기 아내를 소재로 한 폴 링케의 1인극 라는 제목의 연극을 본 후의 일이었다. 어떤 사람이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처하는 이야기에 변분 원리를 대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던 것이다. 몇 년 후, 이 아이디어와 친구 한 사람에게서 들은 갓 태어난 아기의 이야기가 결합되면서 이 작품의 핵이 되었다.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이 중편에서 거론되는 '페르마의 최단 시간의 원리'에서는 양자역학적 기반에 관한 논의는 모두 제외했다는 점을 명기해둔다. 이 원리의 양자역학.. 2018. 5. 7.
판도라의 희망: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판도라의 희망: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장하원·홍성욱, 휴머니스트, 2018) 2018년 4월 19일 목요일 라투르의 '근대' '탈근대' '비근대' 등의 논의에서 빠져 있는 것 내지는 그의 사유에 있어서 넌센스인 것은 아마도 ‘반근대’일 것이다. 이는 그가 '두 문화' 사이를 치열하게 사유하고 새롭게 매개하려는(그의 식대로 말하면 그와 같은 '근대적인' 기술을 우회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변증법적 사유가 걷는 필연적인 경로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6일 일요일 라투르가 '팩티쉬factish'라는 표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실이 구성되는 동시에 그 자체의 자율성을 가지고 작동한다는 것이다. 주체-객체 이분법을 '근대주의적 합의'라 부르면서 이를 우회 혹은 .. 2018.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