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6

단상 : 과학과 정치평론 (존칭생략) 1. 한윤형이 에서 염두에 둔 딜레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언'은 불가피하지 않느냐"인 것 같다. 여기에 칸트가 어설프게 개입되는 바람에 개념의 혼동이 온 게 아닐까(이 지적이야말로 어설픈지 모르겠다). 김우재는 초월적 논증과 과학적 논증 사이의 대립 구도는 순진할 뿐 아니라 무지의 소산이라고 비판하는 듯한데, 이 지점에 대해서는 김우재가 옳다(과학은 세계 '외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윤형은 여기에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2. 한윤형이 논객 내지 문사의 한계를 짚는 이유는 정치평론이란 언제나 실천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견의 과잉대표 현상과, 의견-실천의 괴리 내지는 연결점 부재에 있다. 여기서 김우재는 지적·실천적 도약으로서의 '초월'transcendent을 .. 2011. 1. 18.
개인적 지식 『개인적 지식』(마이클 폴라니, 표재명·김봉미 옮김 / 아카넷, 2001)은 물리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마이클 폴라니의 저작이다. 이전에 에서 폴라니 집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마이클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을 쓴 칼 폴라니의 동생이다(leopord, ). 그러나 형의 후광에 가려져 있다거나 하지는 않다. 반대로 마이클이 형보다 더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거대한 전환』이 나오기 전까지, 아니 그 후에도 칼 폴라니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반면, 마이클 폴라니는 과학철학에서 상당히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정치적 행보도 무척이나 다르다. 두 사람 모두 맑스-레닌주의를 비판하지만, 칼 폴라니가 사회주의적 입장을 꾸준히 견지하는 것과 반대로, .. 2010. 12. 23.
호모 루두스 1. 『호모 루두스』(톰 지그프리드, 이정국 옮김 / 자음과모음, 2010)는 게임이론을 다룬 대중 교양서다. 하지만 게임이론보다 학계(특히, 물리학)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데 급급해 정작 게임이론과 관련된 내용은 적다.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을 먼저 읽은 독자라면 굳이 집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 톰 지그프리드는 게임이론의 미래를 몹시 낙관한다. 과학 저널리스트라는데,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 소개된 '심리역사학'이라는 아이템을 활용한 건 적절한 '전략'이다.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최적의 전략을 탐색하는가?"라는 테마가 고대 로마의 자연법code of nature에서부터 아시모프, 폰 노이만, 존 내쉬 같은 천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 속에서 탐색되었다는 통찰도 흥.. 2010. 9. 1.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1.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최무영 / 책갈피, 2008)는 7월 초부터 읽기 시작해 이제야 마쳤다(leopord, ). 여느 때처럼 늘 가방에 넣어다니면서 틈틈이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강의에서 제시하고 있는 물리학 개념을 따라가기로는 손 만한 게 없을 듯싶었다. 즉, 눈으로 훑기만 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강의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이면지에 개념이나 수식 따위를 끄적였다. 기분 탓이겠지만, 한결 읽는 것이 수월했다. 2. 책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울대 교양 수업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같은 물리학 비전공자에겐 더없이 적절했다. 타겟 설정이 적절했다는 인상이 든다. 수학은 젬병이었지만 물리만은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물리Ⅰ은 꼭 높은 점수를.. 2010.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