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itherSide426 영화 촌평 1 홍대 바에서 일 마치고 나서 전철 탈 때까진 시간이 남아서 매니저님이 틀어주는 영화만 가끔 보고 있습니다. 근데 그냥 보고만 있기 허전하네요. 그래서 몇 자 써볼랍니다. 1. 아임낫데어(I'm not there, 2007) - 일단 케이트 블란쳇 간지. -_-b 연기가 아주 쩝니다. 크리스천 베일, 히스 레저, 리처드 기어 같은 명배우들이 그득하긴 해도 그녀가 뿜어대는 포쓰를 당해내긴 힘들다고 봅니다. 고정팬들에겐 변절자로 욕먹고 늘 불면증에 시달리며 약에 의지해 창작물을 뽑아내는 폐인크리에이터의 이미지가 다른 어느 밥 딜런 캐릭터들보다 셉니다.-_-;; - 캐릭터별로 혹은 시대별로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게 아니라, 씬마다 캐릭터들이 뒤섞이기도 하고 구성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왔다갔다하니 무척 .. 2008. 6. 16. [서평]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1990) (사진 : 예스24) 1. 소설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이나 개념의 정의를 내리고자 할 때엔 사전을 뒤져보면 된다. 하지만 '~란 무엇인가' 등등의 문제가 제기하는 것이 그 사물(개념)의 사전적 의미를 묻는 일은 없다. 더 정확하게는 "(당신은)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란 질문에 더 가깝다. 이런 유의 질문에 공통된 대답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작가들만 봐도 그렇다. 작가가 쓴 소설은, 소설 일반에 대한 작가의 정의에 다름 아니다. 박민규에게 소설이란 매직서커스유랑단에서 광대가 벌이는 자학개그이고(그래서 그의 소설은 낄낄거리며 웃지만 가슴엔 어쩐지 싸한 게 남는다), 얼마전 작고하신 박경리 선생에겐 삶과 자연의 무한함에 대한 찬양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겐 어떤가, 에드거 앨런 포는 이런.. 2008. 5. 22. 군생활과 책읽기 3 군생활과 책읽기 2 (이재훈의 이야기 포스트) 군대에서 만난 선임(그러나 동생. 히히-ㅁ-)인 이재훈 씌 포스트에 이어, 나름대로 릴레이 포스트. ㅋㄷ 사실 일병 달기 전까지는, 일하랴, 선임들 눈치보랴, 간부들이 시킨 거 하랴... 책 볼 짬이 잘 나지 않았지요. 난다해도, 슬그머니 한 권 집어서 살짝살짝 맛만 볼 뿐, 텍스트에 주리고 의미에 목마른 젊은(응?) 습작생은 그렇게 어렵사리 책을 읽었습니다. 확실히, 군대 갔다와서 남는 건 싸이에 짱박힌 몇 장의 디지털사진과, 몇 안 되는 인연과, 책에 대한 기억 뿐이군요. 오히려 회사 다니는 요즘에 더 책을 읽지 않는 것도 같아요. 이게 다 던파 때문에 제 게으름 탓이죠-_-;; 마침 시간도 나서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어디 얼마나 읽었던가... 001.. 2008. 5. 16. [서평] 베오울프 (닐 게이먼, 케이틀린 R.키어넌, 2007) (스포일러 있음) 1. M 어렸을 때 동네에 M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속칭 '좀 모자란 아이'였던 그는, 그러나 여느 또래의 보통 아이들과 같이 일반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였지만)를 다녔다. M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보라고 무시당하는 건 예사. 그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완력으로나 지력으로나 열세였던 그는 가끔 대소변을 잘 못 가렸고, 그예 곧잘 맞고 괴롭힘당했던 것이다. 그래도 M은 항상 웃으며 다녔다. 지금도 허허거리며 웃는, 그 바보스러운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M도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것이다. 어느 날 반에서 여느 때처럼 그를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아, 그만 괴롭히라고!!!" 라며 큰 소리로 화를 내었다. 아이들은.. 2008. 4. 21. 이전 1 ··· 97 98 99 100 101 102 103 ··· 1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