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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8

[서평] 베오울프 (닐 게이먼, 케이틀린 R.키어넌, 2007) (스포일러 있음) 1. M 어렸을 때 동네에 M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속칭 '좀 모자란 아이'였던 그는, 그러나 여느 또래의 보통 아이들과 같이 일반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였지만)를 다녔다. M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보라고 무시당하는 건 예사. 그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완력으로나 지력으로나 열세였던 그는 가끔 대소변을 잘 못 가렸고, 그예 곧잘 맞고 괴롭힘당했던 것이다. 그래도 M은 항상 웃으며 다녔다. 지금도 허허거리며 웃는, 그 바보스러운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M도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것이다. 어느 날 반에서 여느 때처럼 그를 갖고 노는 아이들에게 "아, 그만 괴롭히라고!!!" 라며 큰 소리로 화를 내었다. 아이들은.. 2008. 4. 21.
[서평]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J.R.R.톨킨, 1949) 1. 왕국의 문 앞에서 꿈은 꿈을 꾸는 자의 것이다. 노래는 노래를 부르는 자의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의 것이다. 톨킨하면 떠오르는, 거대하고 웅장한 대서사시, 세계의 운명을 둘러싼 대전쟁, 고대와 중세의 영어와-정확하게는 켈트어의 방계인 게일어-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의 전설을 토대로 기독교 정신을 입힌 고차원적인 노래, 그리고 반지, 이 모든 인상은 분명 톨킨의 것이 분명하지만, 네 편의 소소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Tales from the Perilous Realm, 1949)'는 톨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자못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단편집에 수록된 '니글의 이파리(Leaf by Niggle)'에서의 묘사를 모방하자면, 나무에 돋아난 자그마한 이파.. 2008. 4. 7.
[서평]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1971) 젤라즈니의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2학년 무렵, 그 당시 나름 힘들고 어려울 때였다. 학교 생활도서관에서 그저 작가의 이름자 줏어들은 인연으로 집어든 로저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 그 1권 '앰버의 아홉 왕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의 토속 판타지(속칭 양판소)에 학을 뗀, 주제에 눈만 높아서 명작이 아니면 읽으려들지 않는 나쁜 버릇의 시험을 쉽게 이겨냈다. 기억을 상실했던 한 남자가 침대 위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구성이 건조한 문체와 어우러져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을 북돋웠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지나치는 환경이 조금씩 왜곡되면서 진정한 세계 '앰버'로 들어가는 장면은 1권의 백미일성 싶다. 그 뒤로 2권 '아발론의 총' 이후로 젤라즈니의 책은 집어들지 .. 2008. 2. 19.
디씨인사이드 판타지갤러리 주최 황금가지 후원 1차 판타지비평대회 사실은 지난 주 수요일(16일)에 발표가 났었죠. 디씨인사이드 판타지갤러리에서 주최하고 황금가지에서 후원한 제1회 판타지비평대회가 12월 한달간 비평 응모, 1월달에 우수작을 선정, 16일 발표를 끝으로 단촐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로저 젤라즈니, '내 이름은 콘래드' 서평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서평 어슐러 K. 르귄, '어둠의 왼손' 서평 전 로저 젤라즈니의 '내 이름은 콘래드'와 '신들의 사회' 그리고 어슐러 K. 르귄의 '어둠의 왼손' 이렇게 세 편을 제출했지요. 결과는 '어둠의 왼손'으로 2등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선정받았습니다. 제대한지 1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비평을 썼는데,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지만 '내 이름은 콘래드'와 '신들의 사회'는 군대에서 약 1년 정도 전에 읽었던 기억을.. 2008.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