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주의13

그람시 팜플렛 『남부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주제들 외』(안토니오 그람시, 김종법 옮김 / 책세상, 2004)는 그람시가 투옥되기 전까지 『오르디네 누오보』(새 질서) 등에 기고한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어서 말할 『대중 문학론』은 그람시의 『옥중수고』(원래 『옥중수고』는 모두 32권 2828쪽의 방대한 분량이라고 한다. 국내 번역본은 그 중에서 정치와 관련된 수고와 철학·역사·문화 등과 관련된 수고만을 뽑아놓은 것이다)에 실리지 않은 수고의 일부이다. 나는 책세상문고의 콘셉트인 '문고판'이 사회주의 정치인 그람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두 책 모두 '그람시 팜플렛'이라고 불리워져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남부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주제들 외』(『남부 문제』)에는 젊고 팔팔한 청년 맑스-레닌주의자로서 그람시가 드.. 2010. 11. 13.
거대한 전환 처음 『거대한 전환』(칼 폴라니, 홍기빈 옮김 / 길, 2009)을 이야기했을 때가 작년 3월이다. 을 통해 김대호 씨를 비판했을 때, 『거대한 전환』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를 읽으면서 폴라니 사상을 개략적으로 잡아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대한 전환』을 읽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다. 사실 칼 폴라니(1886-1964)의 자본주의 비판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자본주의 (생산·유통·소비) 체제는 허구이고, 가격를 매개로 해 스스로 조절하는 시장(자기조정 시장)은 유토피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산요소인 노동, 토지, 자본은 원래 상품이 아닌 인간, 자연, 생산 조직을 억지로 상품화한 결과이기 때문이다(상품 허구.. 2010. 11. 12.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1. 이번에 읽은 책은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리오 휴버먼, 장상환 옮김 / 책벌레, 2000)다.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읽기 전에 경제사적 흐름을 어느 정도 다시 살펴보고 싶었다. 다음 단계로 『다시 쓰는 근대세계사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다. 2.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는 독자층을 분명하게 잡고 있다. 바로 노동계급이다. 리오 휴버먼은 미국의 좌파 잡지 의 창간자 겸 편집자로서 평생을 살았다. 노동자 대중이 근대 경제사를 알기 쉽도록 하기 위해 흥미로운 사례를 인용하고, 경제학적 개념은 최대한 성실하게 풀어 썼다. 자본주의의 형성 과정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휴버먼의 입담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다. 이야기꾼의 재능과 지적 성실성이 대중을 향해 결합할.. 2010. 8. 11.
책세상문고 서평 홍기빈의 (홍기빈 / 책세상, 2001)는 현대 자본주의의 경제 이데올로기를 뒤집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기빈은 시장과 화폐가 역사의 발전 도상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했다는 통념이 어째서 허구인가를 보여 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5장과 제1장을 적절한 입담을 붙여 친절하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군인soldier의 어원이 화폐를 뜻하는 라틴어 solidus에서 왔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시장과 화폐는 전쟁과 뗄 수 없는 것이었다(약 천 년 뒤 서유럽에서 채권이 최초로 발행된 이유는 전쟁자금 조달에 있었다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쟁을 통해 팽창한 아테네는 특히 많은 군인이 필요했고, 그 수를 빈민 계급에게서 충당했다. 폴리스는 가정경제oikonomi를 꾸릴 수 없는 빈민의.. 201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