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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6

지배와 비지배 곽준혁의 (민음사, 2013)는 부제대로 마키아벨리의 또는 을 장별로 해설하는 책이다. 마키아벨리 전공자인 지은이는 우리가 마키아벨리의 사유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를 깊이 있게 읽어야 하며 그 밖의 다른 길은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를 위해 그는 우리에게 또는 으로 알려진 ()와 , , 희곡 등을 주석으로 삼고 여러 연구자의 견해를 참고하며 를 꼼꼼하게 독해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에 대해 받는 인상은 당혹스러운 것이다. 거칠게 말해 는 ‘오독을 고의로 불러일으키는 텍스트’ 또는 ‘오독을 적극적으로 욕망하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서두에서 제안했던 분류법에 따라 군주국을 분류하지 않았고, 서술에 있어서도 모순과 아이러니를 곳곳에 노출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 2023. 10. 9.
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 『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안토니오 그람시, 이상훈 옮김 / 거름, 1999). 이제야 읽었다. 문화운동을 비롯해 8,90년대 변혁운동에서 그람시의 영향력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지금도 그람시의 사상은 '문화연구' 분야와 '세계정치경제체제' 분야에서 지속적이다. 그 동안 서발턴subaltern, 헤게모니hegemony 등의 개념을 어렴풋하게 주워들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한 번쯤 정독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철학자 강유원의 마키아벨리 해석에서 마키아벨리에 대한 다른 해석은 어떤지 되짚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leopord, ). "이론이 곧 실천이다."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문장은 없을 것이다. 곱추였고 정신질환도 있었던 그람시에게 감옥 생활은 또 다른.. 2010. 7. 23.
인문 고전(古典) 강의 1. 강유원의 『인문 古典 강의』(강유원 / 라티오, 2010)는 제목 그대로 강의록이다.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 진행한 고전 읽기 강의가 수록되어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의인 만큼, 용어도 가능한 풀어 쓰고 예를 들어 말하고 있어 읽기에 무척 수월하다. 말이 곧 글이 되는 사례를 찾는다면 강유원이 그럴 것이다. 2. 강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공자의 『논어』까지 다루고 있다. 강유원은 서양의 고대, 중세, 근대를 거쳐 동양의 고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인문학적 교양인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인문학적 교양인'이란 상황에 따라 올바른 것을 감지할 수 있는 힘, 구체와 추상을 구별할 수 있는 감각, 역사적 맥락에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야, 언어 표현의.. 2010. 7. 1.
<군주론>과 관련된 서한들 중 하나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당시 교황청 대사로 주재하던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1513년 12월 10일) 이 편지는 베토리가 자신의 로마 생활을 서술한 11월 23일자 편지에 대한 답신으로 쓰여졌다. 마키아벨리는 이 편지에서 자신의 소유지에서 아침에는 일을 감독하고, 단테, 페트라르카, 티불루스 및 오비디우스와 같은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가까운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카드 놀이를 하면서 소일하며, 저녁에는 저작에 몰두하는 자신의 생활을 쓰고 있다.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서 서재에 들어갑니다. 들어가기 전에 나는 하루 종일 입었던 진흙과 먼지가 묻은 옷을 벗고 궁정에서 입는 옷으로 정장을 합니다. 그렇게 적절히 단장을 한 후 옛 선조들의 궁정에 들어가면 그들은 나를 반깁니다. 그리.. 2010.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