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 Think223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황유원 옮김, 휴머니스트, 2024)은 콘래드 사망 100주년을 기념해 새로 번역한 판본이다. 같은 원서의 다른 번역을 살펴볼 깜냥은 없지만, “과연 시인”이라는 인상을 줄 만큼(이 또한 선입견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옮긴이의 세심한 번역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콘래드라는, 이른바 ‘세계문학전집’의 세계에 입주한 작가가 왜 지금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소환된 것일까? 그리고 왜 제목은 ‘어둠의 심장’일까? 소설의 내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 두 가지다. 전자보다 후자가 좀 더 설명하기 수월해 보인다. Heart of Darkness(1899)의 한국어판은 그동안 《암흑의 핵심》(민음사판), 《어둠의 심연》(을유문화사판), 《어둠의 속》(민족문화사판, 문예출판사판), 《.. 2024. 9. 2. 톱니바퀴와 괴물 금요일에는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 읽기를, 토요일에는 다이앤 코일의 《톱니바퀴와 괴물》 읽기를 마쳤다. 《어둠의 심장》에 대해서는 오래전 힘겹게 읽었던 프레드릭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 중 콘래드 부분(〈5장. 로맨스와 사물화: 조셉 콘래드에서 플롯 구성과 이데올로기적 봉쇄〉)을 다시 읽고 리뷰를 쓰는 게 좋겠다. 다이앤 코일의 《톱니바퀴와 괴물》(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2023)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충격 속에서 예비되고 쓰인 책이다(지은이가 2012년부터 2020년 사이에 했던 강연을 바탕으로 개고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지은이는 주류경제학의 세례를 받은 경제학자로.. 2024. 8. 18. 이집트인 모세 얀 아스만의 (변학수 옮김, 그린비, 2010) 완독. 프로이트의 에 대한 유대인 이집트학자의 긴 주석. ‘억압된 것의 회귀‘로서의 기억에 천착하는 이 책은, 홀로코스트의 원인을 제공한 건 다름 아닌 우리 유대인이 아닌가 라는 저자의 인식을 드러낸다. 역사(또는 역사적 기억)란 고통(트라우마)의 다른 이름이다. 2024. 7. 22. 숨 테드 창의 소설집 (김상훈 옮김, 엘리, 2019)을 다 읽었다. 는 예전에 북스피어판을 읽어서 패스. 표제작 은 문장이 정갈하니 아름답고, 과 은 각각 시간여행과 다세계 해석을 명민하게 풀어낸다. 은 매체이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단편이다(또한 이 단편에는 우리 기억의 왜곡과 일그러진 자아상을 냉정하게 돌아봄에 따른 섬뜩함이 따라붙는다). 늘 그렇듯 김상훈 선생의 번역에 많이 빚진다.선집에 일관된 문제의식은 자유의지로 보인다. 우리가 물리적 객체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주체인 것은 자유의지 때문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것이 제아무리 허구더라도 우리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 95쪽)”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테드 창의 소설을 하드 SF라는 범주로만 독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 2024. 7. 22. 이전 1 2 3 4 5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