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Ways of Conceiving Marx and Foucault (Verso Books Blog)
Razmig Keucheyan이라는 사람이 쓴 이 리뷰는 마르크스와 푸코 사이의 연관성을 사유한 에티엔 발리바르에서 시작해, 저항의 사유인 마르크스주의와 권력(의 생산성)의 사상가인 푸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안토니오 그람시와 니코스 풀란차스가 주된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들이 현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강조하는 걸로 끝난다. 글쓴이는 특히 경제위기 국면에서 그리스의 집권 세력이 된 시리자의 모태가 풀란차스 연구소라는 것, 그리고 에스파냐(스페인)의 주요한 저항 그룹인 포데모스를 이끄는 Íñigo Errejón이 샹탈 무페와 에르네스토 라클라우(『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의 공저자)에게서 사상적 영향을 받았음을 강조한다. 무페와 라클라우 식의 '급진민주주의 전략'이 글쓴이의 논지에 깔려 있는 셈이다.
여기서 그람시가 1970~80년대의 이른바 '유로코뮤니즘'의 이론적 자원으로 동원되었고, 그 시기에 풀란차스가 『국가, 권력, 사회주의』를 쓰면서 '국가장치'를 재해석했던 역사적 맥락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권력에 대한 관계론적 접근은 국가와 시민사회를 다채로운 층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자칫 의회 민주주의를 물신화하는 것으로 나아갈 위험도 있다고 본다. 그람시를 당의 마스코트로 내세웠던 이탈리아 공산당이 좌파민주당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유로코뮤니즘의 성격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풀란차스에 대해서는 언젠가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아직 그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다. 장석준 진보신당 전 부대표가 예전에 쓴 서평만 읽어 본 정도다.
프레시안, 장석준의 적록서재 - "정치는 버리자"고? 굴복의 다른 이름!
장석준 전 대표가 1970년대의 사회당이나 공산당에 비판적이면서 이들과는 다른 길을 모색했던 이른바 '구조개혁 좌파'에게 호의적이고 이를 이론적 자원이자 실천적 지침으로 삼으려 했던 걸 감안하고 읽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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