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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

권력이란 무엇인가

by parallax view 2014. 5. 2.

『권력이란 무엇인가』(한병철, 김남시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1) 


철학에는 역사가 없다는 것, 그러니까 보편을 지향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책. 그가 푸코를 비판할 때 역사에 대한 감수성이 전혀 없다는 데 한 번 놀라고, 그럼에도 참고문헌에 통치성과 관련한 논문들ㅡ토마스 렘케와 피터 밀러의 것ㅡ이 언급되었다는 데 두 번 놀랐다. 

한병철은 권력이 자유를 관통해서 작동한다는 견해는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만, 그 권력이 자유주의 통치성이라는 것과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역사는 무시한다. 


한편으로는 한병철이 권력의 피안에 놓는 종교-친절함-피로라는 항이 과연 긍정할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싹튼다. 그가 『피로사회』에서도 강조한 '깊은 피로감,' 그러니까 존재에 깊이를 더해주고 에고에 영감을 불어주는 피로를ㅡ물론 "나는 당신의 피로물질입니다"의 그 피로와는 다르다ㅡ신자유주의의 긍정사회에 대한 답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걸까. 『피로사회』에 대한 우리들의 환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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