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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Think

2007년 군생활 하반기 도서목록

by parallax view 2007. 10. 29.

휴가 첫날부터 지금까지 내내 멍청하게 지내왔습니다. 딱히 말년 기분도 안 들고, 말 그대로 전역한 듯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달까.
슬슬 서울 올라가야겠는데 막상 올라가자니 귀찮네요.
여기 있으면 한없이 나태해져서, 일본어2급시험 볼 때까지 여기 짱박혀서 열심히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도 재고 중입니다. (;;)
잠만 퍼질러자다가 부시시 일어나서 목욕탕 갔다오니 오후 3시라니. 하루가 참 짧아요.

(2차정기휴가라고들 부르는)상병휴가가 끝나니까, 그 때까지의 독서열이 싸악 사라지는 거 있죠? (;;) 그래서 느리적느리적 읽어나가다가 한 두 달 전에야 다시 회복해서 어찌어찌 읽어나갔답니다. 그래도 군생활 중에 남는 건 책 하고 지인들 밖에 없네요.


미실 (김별아 / 07.6.25 ~ 7.12)
밴드 오브 브라더스 (스티븐 E. 앰브로스 / 07.7.13 ~ 17)
로마인 이야기 6권 팍스 로마나 (시오노 나나미 / 07.7.18 ~ 24)
검의 대가 (아르투로 페레즈 레베르테 / 07.7.24 ~ 28)
21세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워렌 버핏 (하지혜 엮음 / 07.7.29)
월식(단편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07.7.29 ~ 8.11)
내 이름은 빨강 1권 (오르한 파묵 / 07.8.12 ~ 25)
내 이름은 빨강 2권 (오르한 파묵 / 07.8.26 ~ 9.3)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임스 조이스 / 07.9.4 ~ 24)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 (원제 : Making of the most of college / 리처드 J. 라이트 / 07.9.11 ~ 17)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 (데이비드 리스 / 07.9.24 ~ 27)
로마인 이야기 9권 현재의 세기 (시오노 나나미 / 07.9.28 ~ 10.2)
쿼런틴 (그렉 이건 / 07.10.3 ~ 9)
로마인 이야기 8권 위기와 극복 (시오노 나나미 / 07.10.10 ~ 13)
로마인 이야기 10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시오노 나나미 / 07.10.14 ~ 16)
로마인 이야기 11권 종말의 시작 (시오노 나나미 / 07.10.17 ~ 20)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 07.10.21 ~ 25)
나이듦의 즐거움 (김경집 / 07.10.25 ~ 26)



이 중 읽기 꽤 까다로웠던 것은 역시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특히 3장에서 작가 고딩 때 들은 죄와 벌, 연옥과 지옥에 대한 설교와 자신의 죄의식을 풀이할 땐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했지요. -_-;;
그걸 다음에 읽은 데이비드 리스의 '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원제 : The coffee trader)'은 쉬운 문체 덕분에 책이 술술 넘어갔지만 뭐랄까, 확실히 제임스 조이스 글 같은 '격(格)'이 적달까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역시 거장은 거장인가. (;;)

그리고 그렉 이건의 '쿼런틴'은 친한 선임이 전역하기 전에 사준 책인데, 21세기 후반 지구가 '버블(bubble)' 이라 불리는 검은 구체에 둘러싸여진 동시에, 나노기술과 양자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 SF입니다. 초반부의 세계설정에 대한 언급이 다소 불편해보여도 익숙해지니 이야기에 쭉 빨려들어가 버렸어요.
역자 스스로 '하드 SF'라 평할 만큼 과학기술 설정이 워낙 치밀해 빡빡한 인상을 주지만 훌륭한 SF였습니다. SF계의 최첨단(cutting edge)이라 불리는 그렉 이건을 알게 되어 또 좋았달까. 이 리스트 중에서 최고 추천도서예요.

예전에 군생활 하는 동안 요시모토 바나나 책을 다 읽어보리라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말은 지키지 못했군요. 아무래도 '아르헨티나 할머니' 이후로 바나나 이야기에 흥미가 크게 떨어진 탓입니다. 확실히 바나나 껀 옛날 책이 더 나은 거 같아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도 끝내 다 읽지 못했네요. 아직 12권 ~ 15권이 남았는데, 그건 이후에도 차근차근히 찾아보며 읽어야겠네요. 단지 글쓰기 뿐만 아니라 역사와 인생사에 대한 고민에도 많은 꺼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입니다.

2년 동안 권수로 따져보니 정독한 책은 72권. 100권은 커녕 80권도 못 채운 분량이더군요. 일이등병 때 열심히 일했다는 (정말?) 흔적이겠거니... 하며 위안하지만 내심 아쉬워요.

근데 다음엔 뭘 읽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