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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6

스타십 트루퍼스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일생에 한번은 직면하는 문제가 있다. 군대.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피해보려고 간장을 타먹기도 하고, 가짜 진단서를 제출하기도 하고, 괄약근에 힘을 주기도 한다. 개인의 손해라는 측면이 아니라 이념으로 접근하는 이는 전쟁과 군대 그 자체를 거부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들은 자신의 청춘을 군대에 바친다. 국민의 4대 의무로서, 이를 완수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시민으로 대접받기 때문이다. 가산점 따위의 사탕발림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 나라가 남자를 군필자와 미필자, 쉽게 말해 예비역과 아직 군대 안 갔다온 놈으로 구분한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대한민국이 아직도 병영사회의 틀을 벗지 못한 구시대성으로 해석하든, 권리를 행사하기 전.. 2009. 1. 2.
[서평]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1971) 젤라즈니의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2학년 무렵, 그 당시 나름 힘들고 어려울 때였다. 학교 생활도서관에서 그저 작가의 이름자 줏어들은 인연으로 집어든 로저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 그 1권 '앰버의 아홉 왕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의 토속 판타지(속칭 양판소)에 학을 뗀, 주제에 눈만 높아서 명작이 아니면 읽으려들지 않는 나쁜 버릇의 시험을 쉽게 이겨냈다. 기억을 상실했던 한 남자가 침대 위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구성이 건조한 문체와 어우러져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을 북돋웠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지나치는 환경이 조금씩 왜곡되면서 진정한 세계 '앰버'로 들어가는 장면은 1권의 백미일성 싶다. 그 뒤로 2권 '아발론의 총' 이후로 젤라즈니의 책은 집어들지 .. 200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