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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3

요새 젊은것들 1. "이 책이 담고 있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말, 말, 말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와중 어느 쪽이 진리인지 판별할 수도 없을 것이며, 사실 그보다는 본질적으로 '진리' 따위가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고로 이 책을 따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읽고 감동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감동할 요소 따위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고, 그저 정처 없는 수다들만 난무할 뿐이다. 이 책은 지침서도, 교본도, 문학 작품도, 사회과학 서적도, 아무 것도 아니다. 다만 이 책은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이 책이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삶을 살아가는 데 조금의 기여 정도는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p.15-16) 이 문단이야말로 이 담고.. 2010. 2. 3.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1. 대략 7년 전쯤, 서울역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언제나 패스트푸드점은 가장 한계적인 임금을 자랑(?)하는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 가장 작은 조직에도 승진이 있어서 크루crew로 불리는 알바들도 꾸준히 일하면 매니저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은 일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고딩이라는 점, 패스트푸드점 임금은 당연히 낮다는 인식, 그리고 (소수이긴 하지만) 승진에 대한 기대 때문에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이었다. 오래 일한 크루여서 주변에선 매니저 승진을 기대하던 누나에게 무심코 물었다. "알바들도 노조 만들 수 있지 않아요?"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 "안 돼. 노조 만들면 큰일 나!" 2. 노조 만들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젊은 알바들. 그래서 혁명이란 .. 2009. 10. 26.
[서평] 정말,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 2007) . 동거 : 달콤살벌한 가정 우석훈 박사와 박권일 기자가 공저한 '88만원 세대' (2007)는 "우리나라의 10대가 동거를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동거, '옥탑방 고양이' 같은 드라마 등으로 주류매체의 아이템으로 등장한데다 20대의 동거는 종종 발견되는 일이라 그리 낯설지만도 않지만, 이 나라에서 젊은 여자와 남자가 '결혼'과 '부모의 동의' 라는 매개 없이 함께 사는 것은 그 역사(?)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정한 생활방식으로 인식된다. 하물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10대가 동거를 선언한다니! '어린 신부'도 아니고 말이지. 하지만 '88만원 세대'는 우리나라에 잔존하는 유교적 관습이나 사회인식 같은 문화적 장치는 일단 빼고 최대한 '경제학적.. 2008.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