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3 방법서설 르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이재훈 옮김, 휴머니스트, 2024)은 잘 알려져 있듯이 근대 철학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막상 읽어보니 명성에 비해 너무나 소박한 ‘에세이’라는 점이, 또한 ‘생각나는 나’의 존재만은 의심할 수 없다는 명제가 무척 단순 명쾌하게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 새삼 흥미로웠다. 《방법서설》은 1637년 익명으로 출간된 《굴절광학》, 《기상학》, 《기하학》의 서문으로 쓰였다. 즉 일종의 방법론 소개인 셈으로, 데카르트가 자신의 연구 방향을 독자들에게 나름 친근하게(현대의 우리말 독자들에게는 해설이 없다면 충격과 공포이지만.) 설명하려고 프랑스어로 쓴 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원제에 해당하는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기 위한 방법서설”(휴머니스트판은 원제 전체를 제.. 2024. 10. 12.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황유원 옮김, 휴머니스트, 2024)은 콘래드 사망 100주년을 기념해 새로 번역한 판본이다. 같은 원서의 다른 번역을 살펴볼 깜냥은 없지만, “과연 시인”이라는 인상을 줄 만큼(이 또한 선입견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옮긴이의 세심한 번역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콘래드라는, 이른바 ‘세계문학전집’의 세계에 입주한 작가가 왜 지금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소환된 것일까? 그리고 왜 제목은 ‘어둠의 심장’일까? 소설의 내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 두 가지다. 전자보다 후자가 좀 더 설명하기 수월해 보인다. Heart of Darkness(1899)의 한국어판은 그동안 《암흑의 핵심》(민음사판), 《어둠의 심연》(을유문화사판), 《어둠의 속》(민족문화사판, 문예출판사판), 《.. 2024. 9. 2. 편집자란 무엇인가 1. 안수찬의 에 이어(leopord, ), 이번에는 출판과 관련한 책이다. (김학원 / 휴머니스트, 2009)는 편집자 지망생 뿐 아니라 현직 편집자에게 풍부한 정보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한국의 (본서의 참고문헌 맨 처음에 기재되어 있다. '출판 편집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과 지침서'라고 한다.)이라는 평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알라딘의 마이리뷰 중에는 기획에 치중한 감이 있어 아쉽다는 평이 있는데, 편집 현장의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겨주기 때문에 나는 하나하나 꼭꼭 씹어먹기 바빴다. 출판 목록과 스테디셀러가 편집자와 출판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새삼 알았다. 2. 김학원은 '저자, 어떻게 찾고 섭외하는가?'에서부터 '디지털 혁명, 출판의 미래는 희망적인가?'까지 출판 기획의 A-Z을 세세.. 2010.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