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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4

"불꽃 한 점이 들판을 태운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7.01.11) "불꽃 한 점이 들판을 태운다" 바디우와 지젝의 '공산주의 가설'을 통해 본 '도래할 민주주의' 2017년은 여러 가지 면에서 뜻깊은 해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지느냐 마느냐 하는 이슈와 함께, 이르든 늦든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올해는 6월 항쟁 30주년이며 무엇보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다. 한국은 아직 조용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러시아 혁명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며 각종 행사가 연이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노동자의책’ 대표가 ‘이적표현물’을 판매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는 단지 100주년이라는 숫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수많은 이들이 ‘신자유주의의 종언’을 외쳤다. .. 2017. 3. 7.
지젝을 배반해 지젝을 구원한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4.28) 지젝을 배반해 지젝을 구원한다? 지젝의 정신분석학적 영화 비평에 대한 이론적 전환을 제안하다 슬라보예 지젝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자자하지만, 도발적인 문제제기와 신랄한 문체 때문에 독자 대중에게 ‘철학계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알려진 철학자다. 슬로베니아가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 속했던 시기에 이른바 ‘부르주아 철학’를 전공한 지젝은, 헤겔 철학과 라캉 정신분석학이라는 두 사유체계를 서로 연결해 마르크스를 새로이 읽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지젝은 급진적인 사유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고 저 악명 높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갱신하려 한다. 김서영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의 「지젝의 정신분석적 영화 비평에 나타난 문제점 및 이론적 지평.. 2016. 6. 20.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 환자 : 라캉과 함께한 헤겔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 환자』(2013, 인간사랑) 슬라보예 지젝의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 환자』는 지젝의 박사학위 논문을 책으로 낸 것이라 한다. 그의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과 『지젝이 만난 레닌』, 『전체주의가 어쨌다구?』 등을 읽으며 지젝의 논의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1부 '라캉과 함께한 헤겔'은 수월하게 읽히지 않았다. 1부는 단적으로 말해 '라캉으로 읽는 변증법, 변증법으로 읽는 라캉'이라고 하겠다(언젠가 주워 들은 말대로, 헤겔을 읽기 위해 굳이 라캉을 참조해야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지젝이 설명하는 변증법을 거칠게 해석하자면 이렇다. 헤겔의 저 유명한 표현인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질녘에야 날개를 편다."는 말대로, 우리는 사태를 늘 사후적으로, 소급적.. 2016. 1. 3.
Slavoj Zizek in Occupy Wall Street 지젝이 주코티 공원에서 한 연설을 올린다. 15일 벌어진 Occupy Seoul에 대한 불만들―기존 운동의 관성을 답습한다던가 여의도와 월스트리트의 장소성이 서로 다르다는 것 등―에도 불구하고, 전지구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봉기'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인민이 종종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그것을 진짜로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여러분이 갈망하는 것을 진짜로 원하게 되는 것을 무서워하지 마세요." 전지구적인 반자본투쟁은 '축제'인 동시에, 축제로 끝나서는 안 될 그 무엇이다. "우리가 그곳에 있을 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지"라고 회상하지 않는 것. 네트워크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것. '지금 여기'에서 변화하는 것. Slavoj Zizek: "We Are The Awakeni.. 2011.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