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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4

혁명의 한가운데에는 늘 여성이 있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7.13) 혁명의 한가운데에는 늘 여성이 있다 러시아 혁명에서의 여성과 페미니즘 운동 지금은 다들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투표권은 투쟁의 산물이다. 역사는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려 할 때마다 이미 권리를 보유한 이들에 의해 번번이 가로막혔음을 증언한다. 남성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이 투표권을 획득하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여성이 투표권을 얻는 건 더욱더 험난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투표를 하기에는 너무 미숙하고 집안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논리로 일관했다. 그 때문에 영국에서는 더욱더 가열한 참정권 투쟁이 일었고, 에밀리 와일딩 데이비슨 같은 투사는 경마 경기 중 장내에 뛰어들며 “여성에게 투표권을!”을 외치다 말에 치어 죽기까지 했다. 그렇게.. 2016. 7. 14.
"빈곤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30) "빈곤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의 저임금, 생활임금으로 넘어설 수 있을까 범죄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충격과 논란에 못지않게, 여성들이 삶의 현장에서 처한 현실도 난감하기 짝이 없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제정이 무색하게 정규직 전환의 길은 멀기만 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는 공고해져 간다. 비정규직 노동자 중 여성 노동자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에서 ‘젠더의 계급화’나 ‘빈곤의 여성화’는 꾸준히 문제시되고 있다. 한편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가장 낮은 임금’으로서 빈곤임금의 성격마저 드러내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때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 저임금 여성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회에 적극.. 2016. 7. 1.
"여성의 자리는 타이프라이터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01) "여성의 자리는 타이프라이터다"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체계' 다시 읽기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는 계산기와 타자기가 결합된 형태를 갖고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컴퓨터에 타자 기능이 없었다면 이 물건은 그저 속도 빠른 계산 기계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만큼 글 쓰는 기계는 우리가 기술에 접근하는 가장 직관적이면서 일상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수기手記의 시대를 지나 컴퓨터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생략한 기계가 있다. 바로 타자기typewriter다. 오늘날 타자기는 제 기능을 컴퓨터에 넘긴 뒤 북카페 등에 진열되어 손님의 빈티지 취향을 저격하거나 수집가가 취미로 모으는 물건이 되었다. 그런데 독일의 매체이론가 프리드.. 2016. 6. 22.
'여성 전용 대출'로 성매매 여성들은 자유로워졌는가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4.25) '여성 전용 대출'로 성매매 여성들은 자유로워졌는가 금융을 매개로 한 성매매 여성들의 '자유'의 확대를 비판하다 성매매는 대부분 그것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에 누구나 이를 드러내 놓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런 비판은 종종 도덕적인 표현에 함몰되곤 한다. 그건 성매매 여성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그녀들을 ‘보호’하는 걸 앞세우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비판은 성매매 여성을 대상화하는 문제가 있을뿐더러, 그녀들이 놓인 물적 회로를 간파하지 못하기에 무력하다는 문제를 노출한다. 「일상적 재생산의 금융화와 성매매 여성들의 ‘자유’의 확대」(김주희, 여성학논집 32집 2호, 2015년)는 성매매.. 2016.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