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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3

초록사회당과 적녹블록 "다시 녹색사회당으로 가자" "사회민주당으로 당명 바꾸자" 진보신당이 사회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어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게 작년 이맘 때쯤이다. 당 내외의 역학관계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였기에, 그 글은 내 어둠을 밝힐 횃불은 커녕 촛불조차 되지 못했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 문제의식은 같다. 중요한 것은 "새롭다"는 말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한국 사회에 존재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내가 사회민주주의와 사민당, 보편적 복지 국가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1970년대 이전의 유럽으로 돌아가자는 데 불과한, 다분히 '보수적'이고 더러는 '반동적'인 의견이었다. 이른바 '복지파'나 '통합파'의 입장에서 해석될 여지도 다분했다. 무엇보다 복지국가전략은 노동.. 2011. 6. 7.
공유의 비극을 넘어 재작년 가을, 엘리너 오스트롬의 사이언스 기고문을 번역한 적이 있다. 언론이 여성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라며 호들갑을 떨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녀의 작업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경제학과를 복수전공하던 나는 노벨 경제학상이라는 이벤트에서 여성이, 그것도 경제 거버넌스economic governance라는 특이한 개념을 제시한 학자(심지어는 정치학자다!)가 교수들의 하마평에 오르내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 커다란 '사건'에 대해 왜 한 마디도 하지 않지? 그때 마침 우석훈 박사가 칼럼을 하나 썼다(우석훈, ). 학자 그룹에서는 우석훈 박사가 워낙 마이너니까 칼럼이 올라와도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길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좀 이상했다. 의구심을 품은 .. 2011. 2. 18.
9월이여, 오라 『9월이여, 오라』(아룬다티 로이, 박혜경 옮김 / 녹색평론사, 2004)는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의 가디언지(誌) 기고문과 강연회 연설문 등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아룬다티 로이 정치평론집'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 및 그를 둘러싼 현실 정치와 대안세계화 운동에 대한 작가의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녀의 소설 『작은 것들의 신』을 갓 읽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살갗을 하나하나 정갈하게 발라 고통을 신선하게 유지시키는 문장들. 소설 속 시공간은 인도 케랄라의 습한 공기를 한껏 머금었고, 아이들의 땀냄새로 비릿했다. 작가에게 '무엇'을 말하느냐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어떻게' 말하느냐이다. 그것을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스타일이란 딱히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그것이.. 2011.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