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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3

벤야민과 브레히트 『벤야민과 브레히트: 예술과 정치의 실험실』(2015, 문학동네) 에르트무트 비치슬라의 『벤야민과 브레히트: 예술과 정치의 실험실』(2015, 문학동네)은 당대의 가장 예리한 비평가와 작가의 만남을 다룬다. 동독 시기에 청년기를 보낸 저자 에르트무트 비치슬라는 현실 사회주의의 공식 시인 브레히트가 아니라 체제의 모순을 파헤치는 예술가 브레히트에 주목한다. 반면 벤야민은 동독에서 낯선 존재였고, 현실을 돌파하는 해방의 기획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에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비치슬라는 벤야민과 브레히트의 관계를 문헌학적으로 살펴보면서 두 사람의 우정이 맺어진 역사적 배경과 그들 사이의 교류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두 사람이 쓴 공식 논문을 비롯해 일기와 편지 등 다양한 출처의 기록을.. 2016. 4. 2.
노자가 망명길에 『도덕경』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한 전설 노자가 망명길에 『도덕경』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한 전설 베르톨트 브레히트 1나이 칠순이 되어 노쇠해졌을 때,선생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나라에서는 선이 다시 쇠약해지고악이 다시 득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신발끈을 매었다. 2그는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별것은 없었지만 몇 가지를 이것저것.저녁이면 피우던 담뱃대와항상 읽던 얇은 책 따위,눈대중으로 흰 떡도 조금 챙겼다. 3산골짜기를 기꺼운 눈으로 되돌아보던 그는산길로 접어들자 이내 잊었다.황소는 싱싱한 풀을 반기며노인을 태운 채 천천히 씹으며 갔다.그것도 노인에게는 충분히 빠른 걸음이었으니. 4나흘째 되던 날 돌길에서세리 한 명이 길을 막았다."세금 매길 만한 귀중품은 없소?" ― "없어요."황소를 몰고 가던 동자가 말했다. "이분은 가르치는.. 2016. 4. 2.
이자람의 소리극 <사천가> 어쩌다 좋은 기회를 만나 소리극 를 보게 되었다. 마침 또 첫 공연이다. 이자람 외에도 두 명의 소리꾼이 주연인데, 첫 날이라 그런지 이자람이 무대 위에 올랐다. 나는 판소리에 전혀 문외한이고, '아마도이자람밴드'의 이자람 밖에 알지 못해 이렇게 소리를 내는 이자람이 무척이나 생경하다. 극의 내용은 포스터에 나와있듯 브레히트의 을 번안한 것이다. 항상 인내만을 강요하는 물신(物神)들과,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으로 하여금 도리어 악행을 저지르도록 하는 세상의 역설이 극의 긴장을 붇돋운다. 줄거리 자체는 요즘에 와선 그닥 새로울 것이 없고, 중간에 삽입된 이명박 얘기(물론 주어는 생략)와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은 민초들의 한을 먹고 자라온 판소리의 태생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해학도 슬픔도 다 좋았는데.. 2009.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