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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4

사도 바울, 캐롤, 김현 1. 김학철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기쁨: 사도 바울과 새 시대의 윤리』(2016, 문학동네)는 현대 정치철학자의 이목을 끄는 사도 바울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최대한 평이하고 대중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읽으면서 바울의 「로마서」와 「고린도전서」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은 아무래도 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의 그늘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독』이 제시될 것이다). 김학철은 기독교의 밑바닥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있으며, 세속적 기준에서 가장 힘이 없고 어리석고 나약한 자들이야말로 가장 힘이 세고 지혜롭고 강인하다는 게 기독교 변증법의 핵심이라는 걸 강조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그것은 .. 2016. 3. 5.
재미있는 루카치의 비유 하나 "마르크시즘은 철학적 개념의 히말라야 산맥이지만, 히말라야에서 뛰어노는 꼬마 토끼가 계곡의 코끼리보다 더 크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 2. 3 루카치Lukács의 『체험된 사유 말해진 기억Pansée vécue Mémoires parlées』(L'arche, 1986)은 루카치를 이해하는 데 아주 유용한 책이다. (…) 내 주의를 끈 몇 개의 문단: (…) 5. "제가 보기엔 스탈린주의의 실재적 본질은 이렇소. 노동 운동은 이론적 차원에서 마르크시즘의 실천적 성격을 계속 인정하지요. 하나 실천에서는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 행동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지요. 반대로 행동의 전술 때문에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재구성되는 거지요. 마르크.. 2016. 3. 5.
김현이 김병익에게 보낸 편지 "병익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지만, 문제는 성실성이지, 기교가 아닌 것이다." (김현) ==============================================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것을 와해시키는 (반성을 통해서) 작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 그들의 주제인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 읽으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테마―과연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곳에서도 계속 문제되고 있다. 64년에 그것을 주제로 회합이 열린 모양인데, 그곳에서 Sartre가 대단한 공격을 받은 모양이다. ① 그의 engagement 이론은 부르죠아 사회의 윤리관의 변형이라는 것이고 ② 그의 라는 명제는 엉터리라는 것이다. 그런 것의 이론적 근거를 구조주의가 제시해.. 2016. 2. 22.
151219 도서 구입 책이 도착했다. 던컨 폴리의 『자본의 이해』(유비온)와 정민영 아트북스 대표의 『편집자를 위한 북디자인』(아트북스), 故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 - 김현 일기 1986~1989』 세 권을 주문했다. 1. 『자본의 이해』 : 데이비드 하비의 『자본의 한계』에 이어 또 해설서를 읽으려 한다. 마르크스의 『자본』은 여전히 정면승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표지를 넘기자 정오표가 표지와 면지 사이에 꽂혀 있었다. 정오표라는 말에는 어딘가 성실한 냄새가 난다. 그토록 여러 번 교정과 교열을 거듭했을 텐데도 기어이 나오고야 마는 오류를 보며 '오류 자연발생설'의 지지자가 되는, 그러면서도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갖은 애를 쓰다 결국 속상함을 내리누르고 부끄럼에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만지작거리며 정오표를 만들어.. 2015.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