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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14

정치경제학의 탄생 하지만 구호 대상 극빈자들을 아무리 데려다 써봐야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없는 경제학적인 이유는 전혀 어려운 질문이 아니며, 당시의 사상가들도 이 점을 얼마든지 깨달을 수 있었다. 오언보다 거의 150년 전에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같은 이가 1704년에 출판된 한 팸플릿에서 벨러스와 로크로 시작된 이 주제의 토론을 이미 완전히 궁지에 몰아넣은 바 있었던 것이다. (…) 그의 팸플릿은 시혜를 베푸는 것은 사랑이 아니며, 빈민들을 고용하는 것은 온 나라의 민폐가 된다는(강조는 본문) 실로 악마적인 제목을 달고 있었고, 바로 그 뒤로 맨더빌 박사(Doctor Mandeville)의 더욱 유명한 『꿀벌의 우화』(The Fable of the Bees)가 출간된다. 운율도 제대로 맞지 않는 이 엉터.. 2010. 11. 8.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가 출간된다고 한다 언제나 한국 진보(혹은 좌파)는 "말만 앞서고 대안이 없다."는 비판을 들어 왔다.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는데, 어딜 가나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법인지 정책에 대한 담론은 종종 핫한 이슈에 묻히곤 한다. 정책수행능력에 기반해 집권까지 가는 게 무진장 멀어 보이겠지만, 진보 정당들은 2선째 국회의원과 수백 명의 광역·기초의원을 배출해 왔다. 진보 정당이 재정을 논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때가 되었다. "돈을 알면 권력이 보인다." 그 명제에 동의한다면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오건호 / 레디앙, 2010)를 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2010년 10월 15일 출간. 반양장 258쪽. 15000원. 2010. 10. 13.
나쁜 사마리아인들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이순희 옮김 / 부키, 2007)은 기존의 개발경제학과 신자유주의 지구화를 날카롭게 비판한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떻게 해야 저개발국의 빈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개발경제학의 거듭된 고민이다. 그 점에서 장하준은 윌리엄 이스터리의 『성장, 그 새빨간 거짓말』과 같은 선상에 선다. 두 사람의 결론도 비슷하다. 저개발국의 경제 성장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이는 국민소득 증대와 중산층의 증가를 포함한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해법은 정반대다. 이스터리는 시장 개방과 자유 무역을 통해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장하준은 유치산업 보호와 지적소유권 완화, 국민국가의 경제정책 수행능력 강화로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전작 『사다.. 2010. 9. 26.
2010년 첫 달의 책 얘기 0. 흘러 넘칠 듯 했던 시간을 거진 흘려보내고 나서야, 시간의 소중함을 떠올리는 지금의 나는 별 수 없는 게으름뱅이다. 이미 지난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읽고 생각하고 써 제낄 뿐. 1. (강우란, 박성민 / 삼성경제연구소, 2009)의 저자 강우란은 런던정치경제대학(런던정경대, LSE)에서 조직행동과 노사관계학을 공부했다. 솔직히 LSE에서 공부한 사람이 바라보는 조직론, 리더십은 어떤 것일까 하는 다소 추상적인 기대에서 읽었고, 당연히 기대는 소리없이 흩어졌다.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혁신의 모델을 자꾸 해외에서 찾지만(아이폰, 구글 등), 멀리 볼 것 없이 혁신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만도의 브레이크 코너 모듈, 대웅제약의 코엔자임Q10, 한국야쿠르트의 윌 등 이른바 '혁신제품'.. 2010.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