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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류학3

책세상문고 서평 홍기빈의 (홍기빈 / 책세상, 2001)는 현대 자본주의의 경제 이데올로기를 뒤집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기빈은 시장과 화폐가 역사의 발전 도상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했다는 통념이 어째서 허구인가를 보여 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5장과 제1장을 적절한 입담을 붙여 친절하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군인soldier의 어원이 화폐를 뜻하는 라틴어 solidus에서 왔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시장과 화폐는 전쟁과 뗄 수 없는 것이었다(약 천 년 뒤 서유럽에서 채권이 최초로 발행된 이유는 전쟁자금 조달에 있었다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쟁을 통해 팽창한 아테네는 특히 많은 군인이 필요했고, 그 수를 빈민 계급에게서 충당했다. 폴리스는 가정경제oikonomi를 꾸릴 수 없는 빈민의.. 2010. 5. 19.
칼 폴라니 : 서평에서 못다한 이야기 0. 앞서 이야기한 칼 폴라니의 (2002) 서평에서 못다한 것들에 대해. 1. 지난 서평에서 묘사된 폴라니는 자칫하면 조합주의자 정도로 밖엔 보이지 않을 위험이 있었다. 노동조합-생활협동조합-공정무역-사회적 기업-지방자치단체-진보정당을 엮는 풀뿌리 공동체의 건설이라는 '대안'은 에서 일부 제시했지만, 사실 그건 폴라니가 중점적으로 제시한 대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의 설레발에 발이 묶인 셈이 되었는데 그 정도 착오야 감내하겠다. 2. 다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그의 소책자 에서 제시한 노동조합-산업결사체-소비자협동조합(생협)-사회주의적 자치단체-사회주의 정당의 연계란, 1920년대 당시 유럽 각국에 널리 퍼져있던 노동세력 조직을 최대한 잘 활용하자는 전략에 .. 2009. 4. 15.
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 폴라니에 대해 쓴 은 서투르게 쓰여진 감이 있다. 의 기사들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 탓일테고 기사에서도 약간 설레발을 치는 감이 있긴 하지만, 만을 탓할 순 없는 노릇이다. (관련기사 : , ) 한편 이택광 님은 에서, 칼 폴라니에 대한 몇몇 학자들의 반응을 못 미더워한다.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폴라니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품이 영 마뜩찮은가 보다(에서는 폴라니에 대해 어느 정도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지만.). 솔직히 그런 의심과 경계도 이해가 된다. 우리 학계는 너무 쉽게 해외학풍에 영향을 받아왔고 설레발을 좀 많이 쳐왔단 얘기다. 몇년 전의 들뢰즈 유행이 그랬고, 그 이전의 포스트모더니즘 열풍이 그랬다. 문제는 담론이 갖는 의미의 깊이와는 별개로, 담론 자체가 지식시장에서 단순히 소비되곤 한다.. 2009.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