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스피에르 : 덕치와 공포정치』(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 슬라보예 지젝 서문, 배기현 옮김, 프레시안북, 2009)
평상시에 인민정부를 움직이는 동인이 미덕이라면, 혁명의 시기에 그 동인은 미덕과 공포 양쪽 모두입니다. 덕이 없는 공포는 재난을 부르고, 공포가 없는 덕은 무력합니다. 공포는 신속하고 엄격하며 강직한 정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공포는 미덕의 발현체이며, 구체적인 원칙이라기보다는 민주주의의 일반 원칙이 조국의 절박한 필요에 응답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공화국 내무 관리에 있어 국민공회가 지켜야 할 정치적 도덕 원리에 관하여」, p.231
하지만 제가 확신하건대, 다정하고 순수한 영혼은 존재합니다. 부드럽고, 거대하여 억누를 수 없는 정열도 있고, 아량 있는 마음속에는 기쁨과 고통도 있습니다. 폭정에 대한 공포도 짙게 배어 있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동정심과 조국에 대한 종교적 사랑, 인류에 대한 고귀하고 성스러운 사랑도 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위대한 혁명은 단지 하나의 죄를 제거하기 위해 저지르는 또 하나의 소란스런 죄악일 뿐입니다. 이곳에는 지구상 최초의 공화국을 설립하려고 하는 고결한 야망도 존재합니다. 타락하지 않은 자들의 자애심 덕분에, 깨끗한 양심의 평온함과 민중의 행복이 있는 황홀한 광경 속에서 거룩한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도 스스로의 영혼 속에 불타고 있는 자애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지금 느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야비한 비방가가 어찌 이를 알겠습니까? 태어날 때부터 눈 먼 자가 어찌 빛의 관념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그들에겐 본질적으로 영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영혼의 존재와 불멸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혁명력 2년 테르미도르 8일 연설(일부)」,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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