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막바지라 그런가, 행사가 참 많은 것 같다. 연세대 문화학 협동과정은 국내에 별로 없는 문화 연구 공간으로, 단순히 이론 작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현장성 있는 연구를 추진하는 곳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사회학과 (문화)인류학, 그리고 여성주의를 아울러 공부하는 곳인데,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함께 버무려 있다는 게 포인트. 더 나아가 공부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 같다.
이제 문화학 협동과정 개설 10주년을 기념해서 '로컬리티와 문화연구'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현장에서 여성주의자로 활동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고시원에 짱박혀 사는 사람들의 생태("청년 세대, 고시원에 들어가다"), 노숙인의 공간에 대한 권리("공공공간에 대한 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시론") 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간'의 사회적 의미를 고민해 본다는 점에서 지리학과 엮일 수밖에 없겠다. 또, 홍상수 영화에서 '동물화'를 포착하겠다는 시도도 흥미롭다("홍상수 영화에 드러나는 '동물화'의 의미와 새로운 시공간의 창조").
'거리의 인문학'을 말하는 시대에, 이렇게 문화 연구 / 젠더 연구 영역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찾아가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마침 나도 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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