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1 투명사회 『투명사회』(한병철,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4) 한병철의 글에 어른거리는 하이데거의 유령을 쫓아내야 할 것이다. 사실 쫓아낸다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정하고 넘어서려 시도해야 한다는 말이 보다 맞을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기는커녕 투명성의 독재를 이뤄낸다는 통찰은 일견 적절하다. 투명성의 독재는 감사(audit)의 제국과 쌍을 이룬다. 대학의 360도 다면평가, 국정감사, 더욱 투명한 감사, 감시, 통제…. 하지만 기술을 향한 적대적 태도로는 불충분하다. 게다가 한병철은 벤야민을 인용하면서 벤야민이 제의가치와 아우라의 붕괴를 서술할 때의 독특한 자세를 애써 무시하는 듯하다.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즉 사진과 영화의 등장이 아우라의 붕괴, 대중.. 2014.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