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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3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문학동네, 2015) 김경만의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을 읽었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도 그가 '글로벌 지식장'에서 접촉하고 경쟁했던 이들과 나눈, 영어로 쓰인 편지도 한 자 한 자 읽었다. 그가 조한혜정에게 가한 비판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든다. 조한혜정 또한 글로벌 지식장에서 경쟁하는 행위자라는 걸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그러나 저자는 조한혜정의 위치에 대한 언급이 '탈식민 이론'을 구축하자는 당위에 대한 비판과 무관하다 할 것이다). 나는 저자가 이론에 대한 몰이해의 전형으로 해석한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읽기와 삶읽기』는 '현장'에서 이론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책으로 이해한다. 다만 조한혜정이 90년대에 이미 '이론가'로서의 .. 2015. 6. 29.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한경구 외 / 일조각, 2003)은 한국문화인류학회에서 엮은 문화인류학 교양서다. 인류학에 대해 단편적으로밖에 알지 못하기에 입문 차원에서 읽었다. 학자들을 해외 이론이나 지식의 '오퍼상' 쯤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인류학에 있어서는 그런 말이 잘 해당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인류학은 이론적인 작업 이상으로 '참여관찰'이 무척 중요한 분과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전환』에 소개된 말리노프스키나 마거릿 미드 등 인류학자들은 모두 어떤 거대한 이론이나 서사에서 지식을 탐구하지 않은 듯하다. 트로브리앙 군도에 가서, 뉴기니의 마을로 들어가서 눈으로 직접 살피고 주민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고자 시도했다.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의 지은이들 역시 한 사.. 2010. 11. 17.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1. 대략 7년 전쯤, 서울역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언제나 패스트푸드점은 가장 한계적인 임금을 자랑(?)하는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 가장 작은 조직에도 승진이 있어서 크루crew로 불리는 알바들도 꾸준히 일하면 매니저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은 일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고딩이라는 점, 패스트푸드점 임금은 당연히 낮다는 인식, 그리고 (소수이긴 하지만) 승진에 대한 기대 때문에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이었다. 오래 일한 크루여서 주변에선 매니저 승진을 기대하던 누나에게 무심코 물었다. "알바들도 노조 만들 수 있지 않아요?"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 "안 돼. 노조 만들면 큰일 나!" 2. 노조 만들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젊은 알바들. 그래서 혁명이란 .. 2009.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