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주1 냉전의 지구사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 (에코리브르, 2020)를 읽었다. ‘냉전’과 ‘제3세계’를 탁월하게 연결한 저작이다. 지은이가 밝힌 대로 1970~1980년대의 제3세계 지역에 집중한 것도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 민족해방의 열기가 어떻게 해방된 사회의 건설로 이어지지 못했는지를 더없이 잘 보여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탈냉전’과 ‘신냉전’이라는 레토릭이 역사와 현실을 오히려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전은 전후체제와 마찬가지로 끝나지 않았다. “‘훨씬 더 강한’ 초강대국(물론 힘의 제한은 있었지만)과 다른 초강대국 간 대결(646쪽)”이었던 시기로서 냉전은 끝났다. 하지만 ‘자유의 제국’(미국)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제3세계 전반을 조정하려는 경향과 그로부터 비롯된 개입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 2023.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