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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6

소설 단평 단 한 번이라도, 구원받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나는 없었다. 신앙을 갖고 있지만,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배워왔지만. 적어도 구원이 내 몸에 뚜렷이 새겨져 있음을 알지 못하는 한, 나는 구원을 모를 것이다. 무라카미 류의 『교코』(무라카미 류, 양억관 옮김 / 민음사, 1997)에는 몸에 구원을 새긴 소녀가 살고 있다. 여덟 살. 한 미군에게 배운 춤이 그녀를 구원했다. 그리고 스물 하나. 구원을 가르쳐 준 사람을 찾아 뉴욕으로 떠났다. 소설은 영화 를 재구성한 것인 듯하다. 무라카미 류 소설은 처음이다. 그가 말한 대로 『교코』에는 섹스도 마약도 없다. 사건은 평이하며, 로드무비 혹은 성장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소설은 약한 서사를 보충하기 위해 ‘시선’을 동원한다. 교코를 만나 사랑하게 된.. 2010. 6. 18.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2009)를 읽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키 작품. 딱히 붙일 말도 넣어야 할 말도 있는지 모르겠다. 굳이 같은 책을 찾을 것도 없이, 이야기를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그저, 나에겐 '사랑'을 새삼 되새기게 해주었을 뿐이다. 애써 무시해왔거나 돌보지 않았던, 여전히 낯간지럽고 더러 손발이 오그라드는, 하지만 여전히 나의 어딘가에 숨어있는 그 사랑에 대해서.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그 두 가지를 분간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야. 오래된 노래가사에 이런 게 있지. Without your love, it's a honky-tonk parade." 남자는 그 멜로디를 조그맣게 흥얼거렸다. "너의 사랑이 없다면 이건 그저 싸구려 연극에 지나지 않아. 이 노래.. 2010.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