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2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2009)를 읽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키 작품. 딱히 붙일 말도 넣어야 할 말도 있는지 모르겠다. 굳이 같은 책을 찾을 것도 없이, 이야기를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그저, 나에겐 '사랑'을 새삼 되새기게 해주었을 뿐이다. 애써 무시해왔거나 돌보지 않았던, 여전히 낯간지럽고 더러 손발이 오그라드는, 하지만 여전히 나의 어딘가에 숨어있는 그 사랑에 대해서.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그 두 가지를 분간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야. 오래된 노래가사에 이런 게 있지. Without your love, it's a honky-tonk parade." 남자는 그 멜로디를 조그맣게 흥얼거렸다. "너의 사랑이 없다면 이건 그저 싸구려 연극에 지나지 않아. 이 노래.. 2010. 3. 17. 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집, 1962 ~ 1979, 문학동네)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 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 킬로 남았군요." "예, 한 삼십 분 후엔 도착할 겁니다." 그들은 농사관계의 시찰원들인 듯했다. 아니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이었을 것이다. 김승옥 선생의 '무진기행(霧津紀行)'이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것은. 사실 내게 무진기행은 좀 불편한 소설이었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혐오 때문만이 아니라, 내겐 어찌된 노릇인지 이 소설이 마치 더러워진 거울이나 뭐나 되는 것처럼 왠지 찝찝했다. 차라리 청춘로맨스 소설이었던 강.. 2008.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