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2 러시아 혁명사 강의 박노자는 『러시아 혁명사 강의』(나무연필, 2017)에서 현실 사회주의를 ‘적색 개발주의’라고 바꿔 부른다. 그가 보기에 구소련과 러시아 혁명의 영향을 받은 사회주의 국가들(중국, 북한 등)은 민주주의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또한 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나라였기에 민중 친화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박노자는 (아마 그가 청년기를 보냈을) 전성기의 소련을 부족하게나마 일찌감치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시스템을 갖췄고 소비재가 부족한 대신 문화적인 토양을 풍부하게 갖춘 나라로 회상한다. ‘속삭이는 사람들’이 사는 ‘전체주의 국가’라는 그림과는 또 다른 측면일 텐데, 박노자도 잘 서술했듯이 성장과 폭력이 등치되었던 스탈린 집권 이후의 사회주의 국가는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 2017. 10. 29. 무상급식 주민투표 단상 1. 사실상 오세훈의 불신임 투표나 다를 바 없었던 무상급식 투표를 재정 건전성 같은 '합리성'의 문제로 보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나쁜 투표 같은 '도덕성'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이다. "나쁜 투표 하지 맙시다"에 대한 우파의 대답은 간단하다. "좋은 투표가 있으면 좋은 폭력도 있게?" 논리적이기까지 한 이 조롱은 한국의 좌파 혹은 '진보개혁세력'이 관성적으로 보여주는 도덕주의를 정확하게 반증한다('나쁜 투표'의 의미를 농업과 연관시킨 우석훈의 글은 참고할만 하다. "무상급식 논쟁, 또 다른 축은 '농업'이다"). 나쁜 투표가 "애들 밥그릇 빼앗는 건 나쁜 짓이다"는 직관에서 나온 말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2. 무상급식 투표와 관련된 기사들이 하나같이 공유하는 전제는 그 이슈의 정치적 파급력이다. 오세.. 2011. 8.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