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 [기형도] 우리는 그 긴 겨울의 通路를 비집고 걸어갔다 우리는 그 긴 겨울의 通路를 비집고 걸어갔다 기형도 그리하여 겨울이다. 자네가 바라던 대로 하늘에는 온통 먹물처럼 꿈꾼 흔적뿐이다. 눈[雪]의 실밥이 흩어지는 空中 한가운데서 타다 만 휴지처럼 한 무더기 죽은 새[鳥]들이 떨어져내리고 마을 한가운데에선 간혹씩 몇 발 처연한 총성이 울리었다 아무도 豫言하려 하지 않는 時間은 밤새 世上의 낮은 울타리를 타넘어 추운 벌판을 홀로 뒹굴다가 몽환의 빗질로 우리의 차가운 이마를 쓰다듬고 저 혼자 우리의 記憶 속에서 달아났다. 알 수 있을까, 자네 꿈꾸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굳게 빗장을 건 얼음판 위에서 조용한 깃발이 되어 둥둥 떠올라 타오르다 사라지는 몇 장 불의 냉각을 오, 또 하나의 긴 거리, 가스燈 희미한 내 기억의 迷路를 날아다니는 외투 하나만큼의 허전함. .. 2011. 1.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