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들1 사물들 『사물들』(2015, 펭귄클래식 코리아) 추석 연휴를 절반쯤 보내는 동안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을 읽었다. 소설은 상품의 스펙터클 속에서 부르주아의 삶을 동경하나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쁘띠(小)부르주아 혹은 룸펜프롤레타리아를 조명한다. 이들의 20대는 욕망의 시간이며 실패의 시간이었다. 이들 청년은 모든 것을 원하지만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혹은 부(富)의 부스러기만을 겨우 얻을 뿐이다. 약간의 정치적 낭만이 양념으로 곁들여지지만, 이들은 그저 상품만을, 더 많고 고급진 상품만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책의 제목을 『사물들』에서 『상품들』로 바꿔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서동진의 표현대로 소설의 시간인 1960년대는 "다양한 사물이 집하되어 아슬하게 펼쳐 보이는 흐릿한 풍경일 뿐"(서동.. 2015. 9.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