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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2004, 문학동네) 수잔 벅 모스의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읽었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이 남긴 「파사젠베르크」 유고 혹은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개론서 같은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여기서 벅 모스는 탐정이 되어 발터 벤야민의 유고를 그의 생애와 함께 살펴본다. 그녀에게 탐정이라는 비유를 불쑥 들이대는 것은, 파사젠베르크는 존재하지 않는 책이기 때문이다. 발터 벤야민의 일생일대의 기획, 말 그대로 그가 온 생애를 건 지적 도박은 결코 한데 모아지지 못했다. 「파사젠베르크」는 자본주의 세계의 잿더미를 표상하려는 불가능한 시도였다. 본인이 직접 문서고를 뒤져 얻어낸 오래된 신문 기사, 광고 문구, 소설에서 끄집어낸 인용문 따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2016. 2. 1.
반딧불의 잔존 『반딧불의 잔존』(조르주 디디-위베르만, 김홍기 옮김, 길, 2012) 왜냐하면 파솔리니가 반딧불의 소멸이라는 이런 겸허한 비유에 부여하고자 하는 극단적이고 과장적인 의미 이상으로, 그 비유는 훨씬 더 상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의 고유한 "희망의 원리"를 다시금 사유해야 하고, 그 사유는 '예전'이 '지금'을 만나서 우리의 '장래' 자체를 위한 어떤 형식이 마련되는 하나의 미광, 하나의 섬광, 하나의 별자리를 형성하는 방식을 거쳐 진행되어야 한다. 비록 지면에 바짝 붙어 지나가고, 비록 아주 약한 빛을 발산하고, 비록 느리게 이동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반딧불들이 그런 별자리를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반딧불이라는 작디작은 사례와 관련해서 이런 사실을 긍정하는 것.. 2013.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