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1 사도 바울, 캐롤, 김현 1. 김학철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기쁨: 사도 바울과 새 시대의 윤리』(2016, 문학동네)는 현대 정치철학자의 이목을 끄는 사도 바울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최대한 평이하고 대중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읽으면서 바울의 「로마서」와 「고린도전서」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은 아무래도 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의 그늘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독』이 제시될 것이다). 김학철은 기독교의 밑바닥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있으며, 세속적 기준에서 가장 힘이 없고 어리석고 나약한 자들이야말로 가장 힘이 세고 지혜롭고 강인하다는 게 기독교 변증법의 핵심이라는 걸 강조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그것은 .. 2016. 3.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