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호1 모멸감 『모멸감』(김찬호, 문학과지성사, 2014) 모두가 자신이 '을'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을이면서 또한 갑이기도 하다는 게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모멸감』은 위로를 위한 책이 아니라, 그런 진실을 환기하고 성찰하도록 해주는 책이다. 내가 책을 집어든 동기는 요즘 느끼는 '모멸감' 때문이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나의 이미지에 대한 자괴감 같은 것들. 이 모멸감을 사회학적인 언어로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그런 분석이 나를 지켜주는 부적이 되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의 공자님 말씀(정말로 성현의 고전을 끌어온다)이 약간 김빠지긴 해도, 한편으로는 모멸감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결국 옛 말씀을 끄집어오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 2014. 5.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