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시스템2 "여성의 자리는 타이프라이터다" 리뷰 아카이브 기고문(16.05.01) "여성의 자리는 타이프라이터다"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체계' 다시 읽기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는 계산기와 타자기가 결합된 형태를 갖고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컴퓨터에 타자 기능이 없었다면 이 물건은 그저 속도 빠른 계산 기계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만큼 글 쓰는 기계는 우리가 기술에 접근하는 가장 직관적이면서 일상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수기手記의 시대를 지나 컴퓨터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생략한 기계가 있다. 바로 타자기typewriter다. 오늘날 타자기는 제 기능을 컴퓨터에 넘긴 뒤 북카페 등에 진열되어 손님의 빈티지 취향을 저격하거나 수집가가 취미로 모으는 물건이 되었다. 그런데 독일의 매체이론가 프리드.. 2016. 6. 22. 기록시스템 1800·1900의 출간 소식을 듣고 오래도록 기다린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시스템 1800·1900』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광학적 미디어: 1999년 베를린 강의』를 읽었을 때 느꼈던 충격이, 『기록시스템 1800·1900』을 읽었을 때 더욱 가중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816쪽에 43,000원(온라인 서점 38,700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 정도 분량과 값을 감당할 만한 책이다. 역자도 『광학적 미디어』를 번역한 윤원화 선생님이라 믿음이 간다. ============================================================================ Ⅰ. 1800 학자의 비극, 무대의 서막 독일 시문학Dichtung은 한숨과 함께 시작한다. 아아! 이제껏 철학, 법학과 의학.. 2015. 12.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