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젠베르크1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2004, 문학동네) 수잔 벅 모스의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읽었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이 남긴 「파사젠베르크」 유고 혹은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개론서 같은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여기서 벅 모스는 탐정이 되어 발터 벤야민의 유고를 그의 생애와 함께 살펴본다. 그녀에게 탐정이라는 비유를 불쑥 들이대는 것은, 파사젠베르크는 존재하지 않는 책이기 때문이다. 발터 벤야민의 일생일대의 기획, 말 그대로 그가 온 생애를 건 지적 도박은 결코 한데 모아지지 못했다. 「파사젠베르크」는 자본주의 세계의 잿더미를 표상하려는 불가능한 시도였다. 본인이 직접 문서고를 뒤져 얻어낸 오래된 신문 기사, 광고 문구, 소설에서 끄집어낸 인용문 따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2016. 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