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1 유서 유서를 썼다. 새삼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좀 무섭게 들리겠지만, 연말 결심은 2011년 첫날에 유서를 쓰자는 것이었다. 실제로는 둘째날에 쓰고 말았지만. 올해 마지막 날까지 내가 살아있다면, 나는 그 다음 새해 첫날 유서를 읽으며 괜히 비장한 척한 자신을 마음껏 비웃을 것이다. 인적 드문 공터에 가서 라이터 불로 유서를 태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그 유서는 남은 분들의 것이다. 유서에서 잠깐 아룬다티 로이와 최승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둘 다 서른에 대해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했다. 아룬다티 로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틀렸는데, 왜냐하면 그녀가 말한 나이-늙지도 젊지도 않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는 서른 하나였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를 넘겨서까지 살아있다면, 나는 .. 2011. 1. 2. 이전 1 다음